살아온 60년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60년을 한결같이 김목술·채복순 부부

  • 입력 2013.05.13 12:47
  • 기자명 김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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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이혼율 높은 이 시대에, 이 약속을 지키고 사는 부부가 있어 그들을 만나 삶의 여정 이야기를 들어봤다. 벌써 60년을 사랑으로 보듬어온 김목술(86세)·채복순(81세) 부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노부부에게, 배우자는 벗이요, 인생의 동반자였다.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는 인스턴트 식, 사랑시대. 잔잔하게 서로 보듬어 주는 노부부의 60년 사랑이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이유이다.


이들 부부는 지역에서 금슬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결혼한 지 벌써 60년이 지났지만 다정한 모습에 주의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비결을 물어봤더니 할아버지는 “그저 모든 것이 고맙다”고 말한다.
이들 부부는 중매로 만났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집왔다고 했다.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65년째 남평장터 내에서 잡화상을 운영하고 있다. 쉬는 날 없이 한곳에서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단골손님이 계속해서 찾아 오고 있다.


할아버지는 남평의용소방대장, 남평리 이장, 새마을지도자 남평협의회장 등 오랜 세월동안 지역을 위해 일했다.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할아버지는 물감장사를 한 형님 밑에서 10년동안 일을 배웠다. 그런데 형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자신의 자녀 8명에다 형님의 자녀까지 키워야 했다.

무려 15명을 부부는 힘을 다해 양육했다고 한다. 남의 자식을 키운다는 것이 쉬운일 아닐텐데 말이다. 할머니는 꿋꿋하게 할아버지의 옆에서 힘이 돼 주었다고. 고생시킨 것에 대해 언제나 미안하고 고마움을 가지고 계신단다.
할머니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하면서 책을 내도 몇권을 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보다 편하게 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농사중에도 제일 힘든 것이 자식 농사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들 부부는 자식 농사만큼은 똑부러지게 잘 지었다. 8남매였으나 딸하나가 어렸을 때 잃고 지금은 7남매가 다 훌륭하게 성장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기때문이다. 두 딸들은 대학교 교수로 아들들은 검찰청, 환경청, 경찰서, 세무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이런 자식들이 자랑스럽다고 고백한다.


“자식들이 먹고 살도록 만들어 놓았고, 스스로 알아서 직장에 들어가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이웃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살면 그뿐입니다.”
이들 부부는 지금도 잡화점에 일찍 나와 가게를 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소일꺼리로 가지고 있기에 건강하다”며 기력이 정정한 비결을 이야기 했다.


김목술(86세)·채복순(81세) 부부가 지금까지 살아온 60년보다 더 오래도록 건강하게 행복하게 아름다운 삶을 이어가길 소망해 보며,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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