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를 막아야하는 절박한 이유

  • 입력 2013.07.06 18:38
  • 기자명 김성보 농민회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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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7월 2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는 전투경찰과 농민들간의 한중FTA 협상장 진입을 둘러싼 격렬한 몸싸움이 전개되었다. 협상장으로 가는 주요도로는 철통같이 차단되었고 농민들은 해운대 모래사장을 백미터 달리기 하듯 뛰어달렸으며 급기야는 거센파도에 뛰어들어 넘어가려했지만 협상장을 불과 20여미터 남겨두고 끝내 가로막히고 말았다.

한.미FTA로 전국의 축산농가, 과일농가가 미국산 쇠고기, 오렌지.체리 수입급증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때, 박근혜
정부는 북핵문제를 내세워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국농업을 송두리째 내놓을려고 하고 있다. 화려한 중국방문이 끝나자 마자 부산에서 개최된 한.중FTA 6차협상은 이명박정부의 농업포기 완결판인 한국농업을 괴멸시키는 사형선고 협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280만 한국농민과 국민들이 한.중FTA를 왜 반드시 막아야하는가?

첫째, 중국의 농산물 가격은 한국의 20~30% 수준에 불과하고 경작규모와 생산량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토지비용과 인건비 비중이 우리나라의 1/10 수준이다 보니 농축산물 생산비가 우리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와 가장 가까운 중국 산둥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우리나라와 기후조건이 같고 지리적으로도 가장 가까워 한국농산물 시장의 최대 수출생산기지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인천에서 우는 새벽닭 울음소리가 들릴정도로 가깝다는 산둥성은 중국농업비중의 1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1.7배, 인구는 9천만명 이상으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특히, 사과, 배, 포도, 고추, 마늘, 양파 등 과일과 채소의 중국내 최대 주산지이다. 2011년 기준 산둥성 사과는 우리나라 생산량의 16배, 나주배 주품종인 신고와 원황, 황금이 3만6천톤, 산둥성의 진상현.청산은 우리나라 1개군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마늘의 80%을 공급할 정도로 우리와 재배규모, 생산량, 가격에서 비교할 수가 없을 만큼 경쟁력 우위에 있다. 또한, 산둥성을 비롯 중국 동북3성(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은 동물전염병, 식물병해충 ‘무발생지역’ 또는 ‘저발생지역’ 지위를 획득하며 수입제한 조치를 해제하며 FTA타결만을 기다리며 일본보다 더 가까운 한국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둘째, 한.중FTA는 한국의 기초농산물(곡물,채소,과일,축산) 생산기반과 체계를 완전히 송두리째 무너뜨릴 것입니다.

2011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의 관세율이 고추270%, 마늘360%, 양파135%, 참깨630%, 대두(콩나물용)487% 등 고율관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들 양념채소류의 대부분이 고율관세가 적용되는 신선.냉장수입이 아닌 저율관세가 적용되는 냉동.건조.반가공 형태로 수입하고 있다. 냉동고추의 경우 27% 관세만 적용돼 사실상 고율관세를 회피할 수 있다. 고추, 마늘, 당근, 김치는 현재 중국산이 100% 수입되고 있고 양파의 경우는 국내자급률이 100% 임에도 의무수입물량 때문에 중국산 양파를 17만톤이나 수입해야 했다. 이처럼, 양념채소류의 중국의존도가 고율관세에도 불구하고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FTA가 타결된다면 100%이내 관세만 적용한다고 해도 양념채소류, 과채류 어느 것하나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고추, 오이, 토마토, 참외를 재배하는 시설채소.원예작물마저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 뻔하다. 여기에 동물.식물검역규제에 묶여 수입이 제한되고 있는 사과, 배, 포도, 소, 돼지, 닭, 오리 등 모든 중국산 농축산물이 봇물터지듯 대형마트, 재래시장 불문하고 우리의 먹거리를 지배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는 곧 280만 농민의 논, 밭, 과수, 시설, 축사, 임야에서 현재도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농산물가격으로 고품질이나 경쟁력 확보는 커녕 높은 인건비, 자재비, 농약비, 사료값, 기름값, 기계삯, 임차료, 농협과 농지은행의 원금.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며 버틸 수 있겠습니까? 한국의 농업기반을 뿌리채 뽑을 한.중FTA 반드시 막아야겠습니다.

셋째, 한.중FTA는 현재의 식량자급률 22%마저 무너뜨릴 것이며 280만 농민을 도시로 내쫒는 생사여탈권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2004년 한.칠레FTA로 칠레산 포도가 수입되면서 제주감귤이 무너졌고 국내산 과일류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2011년 한.EU(유렵)FTA 체결로 국내 양돈,양계,낙농가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한.미FTA로 미국산쇠고기를 비롯해 오렌지, 체리가 대형유통매장을 장악하면서 소값 하락과 국내산 과일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국의 양념채소류, 신선채소류, 과일류, 축산물이 전면적, 단계적 관세철폐로 현실화된다면 더 이상 농민들은 생산비는 고사하고 대체작물을 찾지 못하고 농촌을 떠나 또다시 도시의 값싼노동자로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목숨줄 같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은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식량주권마저 포기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반드시 한.중FTA를 막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1990년 760만이었던 농민이 23년 동안에 현재의 280만명으로 무려 480만이 사라졌습니다. 젊은이도 없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남은 여생을 편안히 돌볼 시간도 없이 죽는날까지 돈도 안되는 농사에 메달린 처지에 놓인게 우리네 농촌현실입니다. 국가가 재벌과 대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우리농업을 FTA의 희생양으로만 삼는다면 그들은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위정자요 나라의 운명을 팔아먹은 매국노일 것입니다. 한국농업을 벼랑끝에서 살리는 유일한 길은 한중FTA협상에서 농업부문을 과감히 제외시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협상에서 반드시 농축산물을 예외 품목으로 가는 길만이 우리농업이 그래도(?) 살아갈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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