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주공아파트 비둘기의 비행(?)

'무더위 속 배설물 악취· 소음까지…'

  • 입력 2013.08.05 10:58
  • 기자명 박학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폭염에 지친 주민들에게 '혐오의 대상'으로 추락하고 있다. 비둘기 떼가 아파트를 비행(飛行)하면서 각종 비행(非行)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 성북주공아파트 주민들은 비둘기떼를 보면 몸서리를 친다.

지난 10여전부터 아파트 단지에 비둘기가 하나 둘 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개체 수가 부쩍 늘면서 수백마리가 무리지어 다니며 아파트 난간 틈새에 둥지를 틀고 주인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

 


비둘기떼들은 둥지를 틀고 앉아 배설물을 쏟아내면서 악취가 진동하는 것은 물론 각종 세균 증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폭염이 몰아치고 있는 요즘 주민들은 불만이 크지만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주민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행정 당국이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행정기관도 비둘기 퇴치를 위한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민 김모(46)씨는 "찌는 듯한 더위에도 비둘기 배설물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고, 저녁에는 비둘기 울음소리에 잠을 이루 수 없다"면서 "아랫층에 사는 이웃 때문에 평소에는 물청소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비가 올 때나 잠깐씩 청소를 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성북아파트 비둘기떼는 남산시민공원에서 살던 비둘기가 나주시의 먹이관리 소홀로 새로운 서식처를 찾다 옮겨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북아파트는 구조적으로 난간에 틈새가 많아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고 가스통이 설치되어 새끼번식에 좋은 환경이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비둘기는 각종 세균을 옮기는 주범이며 배설물 등은 건물들을 부식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둘기의 깃털 등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며 비둘기가 폐결핵의 숙주로 알려져 있다. 잡식성이다보니 음식물 쓰레기들을 마구 먹으면서 각종 병균이나 좋지 않은 원인체를 전염시킨다는 것.


또 건물 훼손도 심각하다. 배설물이 강산성이라 건물을 부식시킨다. 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비둘기를 퇴치하기 위해 약을 써보기도 하고 침입을 막기 위해 줄을 쳐보기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아파트 주민들로서는 비둘기를 퇴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나주시 차원에서 비둘기를 퇴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며 "비둘기 개체 수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주시 관계자는 아파트 비둘기는 관리대상이 아니라며 주민들의 호소에도 아랑곳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한편, 비둘기는 2009년 유해조수로 지정됐기 때문에 누구든 퇴치할 수 있으며 자치단체는 관리책임이 있다. 서울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비둘기가 유해조수이기 때문에 유해조수 퇴치제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