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 줄줄이 폐업 위기

50두 미만 중소농 줄고 이상은 늘어

  • 입력 2013.08.12 11:42
  • 기자명 정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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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하에 쇠고기 수입과 한우 도축두수 증가로 한우농가의 마리당 평균 수취가격이 2/4분기 415만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나 하락했다.

농협축산물 공판장 출하 저지투쟁
올 추석 자가도축 한시적 허용 방침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에서 사육 중인 한우는 모두 306만 마리로 정부가 예상하는 적정 수준인 260만 마리보다 17.7%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수입과 한우 도축두수가 증가한 상태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농가가 더욱 어려워졌다.


한우가격이 떨어진 것은 최근 1년 새 사료 값이 20%가량 오르면서 원가 압박에 시달리다 폐업하는 축산농가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 중 하나다. 전국한우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50두 미만의 중소 농은 13만7,000가구였는데 올해 들어 11만700가구로 줄었지만 50두이상 대농은 2,000가구 더 늘었다. 나주시 한우 농가수는 작년 말 기준 2,168농가 44,550두로 축산농가전체 매출 2,900억중 1,120억에 이른다.

한우농가들은 지난달 8일간 도별 릴레이 투쟁으로 여의도 농성과 음성군 소재 농협 축산물공판장에서 출하 저지투쟁을 했다. 한우농가들은 한우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한우 공급량의 증가와 FTA로 인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증가함으로써 한우가격이 폭락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서 단기적으로 정부의 암소수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우협은 정부 측에 한우암소 수매실시와 FTA 피해보전 기준개선을 담은 요구를 전하고 농협 측에 출하예약제 개선과 사료값 인하를 촉구했다. 그 외에 한우농가 주도의 미경산우 비육지원사업, 농가 자가도축장려금 지원, 송아지 생산안정제 정상화, 한우농가부채 원금상환 연장 등 11개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한우협회 협상단은 정부와 농협 측을 상대로 음성군 축산물공판장에서 장시간 협상을 벌인 끝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협상에서 양측은 30개월령 이상 한우 출하예약물량 우선 배정, 음성 공판장의 도매물량 증대를 통한 한우가격 지지, 농협의 한우 소비촉진자금 680억원 지원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우협회가 강력하게 주장했던 사료 가격 인하는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는 이르면 올 추석 명절에는 농민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직장 모임이나 친목계 등을 통해 공동으로 산지에서 한우를 구입해 도축한뒤 고기를 나눠 갖는 것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우 소비를 촉진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자가도축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도축에 소요되는 부대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해선 사육마리수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자가도축 시행시기 등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우고기의 최대 성수기인 추석 이전에 허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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