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들 대신해 노부모 칠순잔치

반남 청송 이암마을 “눈물의 마을잔치”

  • 입력 2013.09.02 11:21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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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근무했던 복지관 동료들이 죽은 아들을 대신해서 칠순잔치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광주시 광산구 노인복지관(관장 강위원)이 지난 8월 29일 반남면 청송리 이암마을을 찾아 마을잔치를 벌인 것이다.


광산구 노인복지관이 이곳 나주까지 찾아와 마을잔치를 벌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노인복지관에 근무하다 한 달 전에 급성간암으로 사망한 고 박만영(42세)씨의 부모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은 고인의 모친 이춘덕 여사의 칠순이었기 때문에, 죽은 아들의 동료들이 아들을 대신해 칠순잔치를 벌인 셈이다.


이날 이암경로당에서 진행된 마을잔치는 눈물의 칠순잔치가 되어버렸다. 복지관 직원들이 생신축하와 축하공연을 펼쳤지만, 마을 주민 모두가 눈물바다를 이뤘기 때문이다.


복지관 직원들은 “평생 농사짓고 자식들 가르치느라 고생하신 어머니, 고희 기념으로 부모님 두 분 여행 보내드리고 싶다던 고 박만영 국장의 맑고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료 사회복지사들이 부모님을 찾아왔습니다.

오늘만이라도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밝게 웃는 부모님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계기로 광산구 더불어樂노인복지관과 이암경로당이 따뜻한 정을 주고받는 정겨운 이웃사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는 뜻을 전했다.


광산구 노인복지관 강위원 관장은 “취미생활 하나 없이 평일 주말 없이, 밤과 낮 없이 오로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복지관에서만 살았던 사람, 사생활 하나 없이 오로지 참된 복지만을 생각했던 바보같은 사람이 고인이었다”며, 함께 약속했던 것처럼 고인의 부모, 아내, 자식들도 우리들의 가족처럼 지키며 살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고 박만영씨는 이암마을 출생으로 반남중학교를 거쳐 조선대 무역학과와 조선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마치고 광주시 광산구 노인복지회관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그의 유족으로는 부인 강현주씨와 1남1녀의 자녀가 있으며 지난달급성간암으로 42세의 젊은 나이에 작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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