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정치논리로 좌우해서야

  • 입력 2013.09.16 11:22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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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나주시장은 전임 신정훈 시장이 추진한 영산강문화축제가 방만한 축제 운영을 했다고 보고 비판적인 접근 속에서 이를 폐지했다.
영산강문화축제가 영산강이라는 테마를 충분히 살리지 못해 대표 축제로서의 한계를 보였고, 축제예산의 상당부분이 단순한 이벤트성 행사로 진행되면서 낭비적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지난해부터 이를 대신할 주말상설공연을 선보였다.

나주영산강문화축제를 대신해 10월 한 달 동안 주말과 휴일에 금남동 야외공연장과 영산포 홍어의 거리 선착장 등지에서 이른바 목사고을 나주 주말상설공연 ‘판’을 연 것이다.
나주시는 올해도 주말상설공연을 계획하고 있지만 단체장이 바뀌면 지역축제도 바뀌는 세태를 바라보며 대표 축제 없는 축제의 계절을 맞이하는 지역민들의 반응은 씁쓸하다.


지역 축제는 어쩔 수 없이 문화 논리와 정치 논리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한다. 문화적 성과도 내야 하지만 정치적 의미부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체로 지방자치단체 단체장들은 전임 단체장의 공적으로 간주되는 기존 축제 지원에는 소극적이고 자신의 공적으로 남을 축제의 지원에는 적극적인 특징이 있다. 그래서 방만한 축제를 구조조정 하겠다고 공약하면서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새로운 축제 아이템을 들이민다.


전임자의 정책을 계승하거나 문제점을 보완·개선해 나감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고 지역통합을 위한 신뢰가 구축될 것이다. 그런데 단체장의 이해타산이 전제된 정치적 논리로 지역축제의 존폐를 좌우한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축제는 그 성격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효용성이 떨어지고 혈세만 낭비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물론 순전히 단체장의 생색내기용 축제라면 당연히 폐지시켜야 한다. 하지만 전임자의 업적을 폄하하고 자신의 입지를 제고할 목적으로 경제성 논리만을 앞세워 지역축제를 폐지한다면 그 폐해는 결국 지역 주민이 보게 될 것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말이 있다.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은 부정적인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개선할 때, 그 부정적인 것을 반면교사라고 했다는 것이다. 문화혁명 때 그가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한다.
축제가 본래의 기능대로 지역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주민의 참여와 화합, 지역특성을 홍보하는 등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면 부정적인 것을 보완·개선해 지속가능하도록 지원·육성해 나가야 한다.


축제는 종합적인 산업이다. 눈에 보이는 관광효과와 그 경제적 이익만 산출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재구성하고 지역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또 문화예술자원과 결합하여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중장기적 전략들이 필요하며 호남 제일의 역사문화도시, 미래 혁신도시의 자긍심으로 자리매김할 축제를 기다리는 것이 그리 큰 바람이 아니었으면 한다.


나주의 정체성을 되찾고 시민공감대 형성과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여론에 따라 축제의 변화를 꾀하게 됐다지만 지역민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축제 없는 상실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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