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11.24 수 14:20
> 오피니언 > 칼럼
단풍인 듯 붉은 우리의 황차(黃茶)
송영건  |  najunewsn@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3.10.1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보란 듯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렇게 단풍이 물들어 가는 가을날에 마시면 딱 좋은 차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한국의 황차(黃茶)다.
탕색은 단풍만큼 붉고 향기는 온갖 꽃 향을 버무려 놓은 것처럼 향기로우니 이 계절만큼이나 정겹고 따뜻한 차이다.
중국의 육대차류(六代茶類) 중에 황차(黃茶)라는 종류가 있으나 한국의 황차는 중국의 황차와는 구별된다.

◇ 녹차가 잘못되어 만들어진 중국의 황차(黃茶)
   

중국의 황차는 녹차를 제조하던 중 잘 못되어 만들어진 차류로 처음엔 하등품으로 취급 받았으나, 연황색의 탕색과 함께 독특한 향기와 순한 맛이 차 애호가들로부터 인정받게 되면서 점차 황차 고유의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된 차이다.
중국 황차는 녹차의 제조방법과 달리 가열 살청(殺靑)후 퇴적(堆積)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퇴적은 찻잎을 한군데 쌓아 습열(濕熱)상태로 만들고, 그 습열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어 성분변화가 일어나게 함으로써 특유의 황차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만드는 지역에 따라 퇴적하지 않고 종이에 싸서 나무상자 등에 넣는 민황(悶黃)과정을 거쳐 황차를 만들기도 한다.


이 퇴적 과정을 통해 엽록소가 파괴되어 찻잎이 황색 빛을 띠게 되고, 쓰고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62%나 감소해 차의 맛이 순하고 부드럽게 되며, 당류와 단백질의 분해로 다당류는 감소되고 유리 아미노산은 증가되어 독특한 황차의 풍격을 이루게 된다.

중국의 황차는 품질별로 세 등급으로 분류한다.
1. 황아차(黃芽茶): 어린 잎으로 만든 것으로 군산은침(群山銀針)과 몽정황 아(蒙頂黃芽)가 있다.
2. 황소차(黃小茶): 어린 잂으로 만든 것으로 북향모첨(北香毛尖)과 온주황 탕(溫州黃湯)이 있다.
3. 황대차(黃大茶): 큰 잎으로 만든 것으로 곽산황대차(藿山黃大茶)와 광동 대엽청(廣東大葉靑)이 있다.
중국의 황차는 만드는 역사가 오래 되었지만 그 생산량이나 종류는 많지 않고 인기도 갈수록 시들해져 현재 방법을 달리해 녹차처럼 차를 만들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 약(藥)으로 썼던 한국의 황차
예부터 약(藥)으로 썼던 우리의 황차는 이름부터 차약(茶藥)이라 불렀다.
중국의 황차와 한자는 똑같이 누를황(黃)자를 쓰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그 풍격이 전혀 다르다.


차가 나는 고장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봄에 신선한 찻잎을 따다가 대바구니에 널어 시들린 후 멍석에 놓고 여러 차례 비빈 다음 따뜻한 온돌방에다 한지를 펴고 두껍게 깔아 몇 시간이고 두었다 발효가 다 되었다 싶으면 건조시켜 잘 갈무리해 두었다 약으로 썼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이 차에다 생각 한 조각을 넣고 달여 땀이 나게 마시고 한숨 자고 나면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었으며, 몸이 피곤하거나 지쳤을 때, 또는 아이들이 배앓이 할 때도 이 차로 다스렸다.
실제로 이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며, 기혈을 잘 통하게 하여 지친 세포들에 활력을 갖게 한다.

우리의 선조들이 만들어 마시던 차약의 방식을 보완하고 발전시켜 만들어지는 한국의 황차는, 처음엔 홍차처럼 생엽을 위조한 후 강하게 비벼서 산화효소의 활동을 자극해 매우 빠르게 발효가 진행되도록 만든 선(先)발효 기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살청 후 숙성시키는데 이는 중국 황차의 민황(悶黃) 과정과 같이 후숙시키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차 향기와 맛의 미세한 조정이 이루어지며 아미노산 증가로 인한 부드러운 감칠맛과 향기로운 화과향(花果香)이 조화를 이루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의 황차는 홍차(紅茶)와 같은 선(先)발효 방식과 중국의 황차와 같이 후숙시키는 후(後)발효 방식이 결합된 형태의 독특한 우리만의 차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탕색은 홍차인 듯 붉지만 맛은 홍차보다 부드럽고 감칠맛이 많이 나며, 향기는 홍차와 같이 톡 쏘지 않는 순후한 화과향이 매력적이다.


차를 약으로 썼던 우리 선조들의 방식으로부터 발전된 이 독특한 한국의 황차는 홍차처럼 우유나 설탕을 타지 않고 스트레이트 티로 마셔야 그 향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하여 발효, 숙성시킨 우리의 황차는 그 성질이 따뜻하게 변하여 배와 손발을 따뜻하게 하고 기혈순환을 촉진 시킨다.

소음인이 많은 우리민족에게 딱 어울리는 차가 바로 우리의 황차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가는 날에는 좋은 사람들과 마주 앉아 단풍같이 붉은 황차 한 잔 우려 보심이 어떨지...

송영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비주얼뉴스
가장 많이 본 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주소 : 우)58217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그린로 369 (화정프라자 3층) | 대표전화(061)332-4112 | 팩스(061)332-4113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남다00009  |  등록연월일 : 2006년 12월  |  발행인·편집인 : 박선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재
Copyright © 2013 나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ot webmaster@naju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