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민의 영혼과 감성을 깨우고 싶다”

문화공동체 꿈꾸는 무지크바움 조기홍씨

  • 입력 2013.10.14 15:05
  • 수정 2013.11.12 13:07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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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의 정치 경제 사화 문화 예술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방이 그렇지만 특히 나주의 문화공동체 낙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표현하면 허울 좋은 과거의 힘이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문화공동체 무지크바움을 이끌고 있는 조기홍 대표의 나주지역 문화풍토에 대한 평이다.

 
 

조 대표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문화공동체 무지크바움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현재와 같은 풍토가 방치되면 나주와 같은 지방도시는 미래가 없다. 3류 도시, 3류 시민으로 전락될 것이다. 그래서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고 그 결과물이자 문화운동의 첫걸음이 문화공동체 무지크바움이다”

무지크바움은 지금까지 수십차례의 다양한 공연을 지역에서 펼쳐왔다.
올 연말쯤이면 1백회 공연도 가능할 만큼 경력이 쌓아지고 있다.
주 공연 메인은 클래식이지만, 방식은 일반의 파격을 깨는 다양성을 확보해 인상을 남겼다.
딱딱한 법정에서 펼쳐진 클래식의 향연, 고적한 사찰에서 열린 바이올린의 향연은 지역에 적잖은 파장과 깊은 인상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의 딱딱하고 고급스러워서 일반 서민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클래식의 고정관념도 많이 무너뜨렸다.
시골 마을 회관을 찾아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펼친 찾아가는 음악회를 비롯해, 지역이 담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찾아 현장에서 펼쳐진 헌정음악회 역시 조기홍 대표가 이끄는 무지크바움이 아니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조기홍대표는 이런 것이 문화트러스트 운동이라고 밝힌다.
조 대표는 문화트러스트 운동에 대해 “서양의 창작음악 세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새로운 소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더 이상 새로운 소재를 찾지 못해 다른 세계, 즉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새로운 문화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곧 음악의 중심은 서양이었지만 이제는 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한국음악은 어떤 포지션을 택해야 할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 한국적인 소재를 발굴하고, 세계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고 이것이 곧 문화트러스트 운동의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꿈을 밝혔다.


무지크바움은 이러한 원대한 꿈속에서 다양한 도전들을 시도하고 있다.
주부들의 반란이라고 말하는 난타, 잃어버린 하모니를 찾는 여성합창단, ‘엄나야 누나야’의 작곡가 안성현을 기리는 안성현 현대음악제, 나주학생운동을 기리는 “시간의 역사에서” 음악제 등을 꾸준히 준비하고 맹연습을 하고 있다.


조 대표는 독일의 조그마한 도시 다름슈타트가 세계 현대음악의 중심지가 되었듯이, 무지크바움은 이를 바탕으로 나주를 멀지않은 시간에 세계 현대음악의 중심지가 되도록 국내외의 작곡가들이 연주자들과 연대하여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시민들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청했다.


조 대표는 “문화예술을 통해 성숙한 시민 양성, 무관심한 나주시민의 영혼과 감성을 깨우는 일 등을 통해 문화예술이 동력이 되어서 세계속의 나주, 대한민국 속의 나주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돌아서 나오는데 조 대표의 말이 귓가를 때린다.
“어이! 박 기자, 문화가 없는 도시는 죽은 도시와 마찬가지네. 문화가 살아있어야 도시도 살고, 시민들도 살고, 나주 미래가 사네”
오랫동안 가슴 속에 파고들어 여운처럼 맴도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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