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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기길’ 역사 되새기며 걸어 보자길은 직선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비틀다
김종열  |  toservant@naju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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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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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년(고려 현종 2) 거란족이 나라를 침입해왔을 때 고려왕인 현종과 신하들은 2대왕 혜종의 외가로서 고려 왕실의 든든한 후원자이며 호남의 3대 목(牧)이었던 나주로 몽진해왔다.

그 때 현종은 나주 금성 산성에서 10여 일 동안 머물렀다고 전하는데 피난살이를 끝내고 서울로 돌아갈 때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수레를 타고 다리를 지나갔는데, 그 때부터 이 다리를 ‘사마교’라 불렀다.

조선시대에 와서 고을 현감이 이 다리를 수리한 후 그 기념으로 비를 세워 놓았다. 비는 낮은 사각 받침돌 위로 비 몸을 세우고 머릿돌을 올린 모습이다. 받침돌 윗면에는 연꽃무늬를 둘렀고, 머릿돌에는 구름무늬를 가득 새겼다.

비 몸 앞면 위쪽에는 ‘사마교비’라는 비의 명칭을 가로로 새겼고, 앞뒷면에 걸쳐 비문을 새겨 놓았는데, 훼손이 심해 알아보기가 힘들다.
그 후 이 다리는 ‘사마교’라 불리우게 되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조선 효종 4년(1653) 당시 금성현감 정지호가 다리를 중수하고 비를 건립한 것이 지금의 ‘사마교비’이다.

   
 

 다리가 있었던 곳에는 현재 아무 흔적도 없으나 1872년 나주고지도를 보면 금성산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다보사 골짜기와 오두재 골짜기 물이 합쳐져서 성내로 흘러 들어와 한줄기는 지금의 나주천(조선시대는 완사천)으로 또 다른 한줄기는 나주향교 앞을 지나 금성관 뒤쪽으로 흘러 인덕지로 들어갔다.

사마교는 인덕지로 들어가는 개울 위에 놓여진 다리였던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다리가 좁아 백성들이 사람다리를 놓았다는 말도 있으나 근거는 없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바로는 비명은 ‘사마교비(駟馬橋碑)’라 위부분에 가로로 썼으며 전면과 후면에 음각문이 있으나 심하게 떨어져 나가 판독이 어려운 글자가 많다. 장방형의 지대석에는 연꽃무늬가 조각되었고 비신에는 별다른 조각은 없으며 윗 부분에 이수를 올렸다.

이 사마교비는 금성관 내에 있다. 원래는 과원동 사매기(사마교의 와음(訛音)인 듯함)에 있던 것을 1968년 당시 나주군청 안으로 옮겼다 한다.

금성관을 끼고 돌면 방앗간과 담벼락사이가 연애 고샅길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폭이 좁아 남녀가 부딪치기만 해도 자연스레 연애가 이루어진다고 붙여진 이름 이였지만 지금은 그 당시보다 좀 넓어졌다. 당시에 젊은 총각들이 길 끝에 숨어 있다가 예쁜 처녀들이 지나가면 반대편으로 돌아 로맨스를 만들었던 거리이다. 그길 바로 옆길이 사매기 길이다.

역사의 깊이만큼이나 나주 사람들의 삶의 기억 한 부분을 이루는 예전의 골목들, 지금은 구부러진 길을 걸으며 우리 인생의 굴곡을 가만히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정수루에서 나주천주교삼거리를 향해 걷다보다면 몇 미터 못가서 오른편에 나주목 관아터(사매기구역) 학술발굴조사가 한창이다. 조금 더 걸어가면 옛 농조가 자리했던 주차장 도로변에 나주농민 수세거부 운동비가 눈에 띈다.

   
▲ 사매기길을 걷다보면 옛 농지개량조합나주지사가 있었던 부지 입구에 1987년 나주 농민들의 수세거부운동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나주농민들의 투쟁과 농민운동 못지않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 한 켠을 시리게 한다. “못내못내 절대못내 부당수세 절대못내”를 목이 터져라 외쳤던 농민들의 피끓는 함성이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사매기길 오른쪽에 카페가 들어서 있어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창가에서 투영되는 역사의 질곡을 살포시 드려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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