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의 홈페이지는 살아 숨쉬고 있는가?’

  • 입력 2013.12.16 11:22
  • 수정 2013.12.16 17:21
  • 기자명 박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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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마을에 가고 사람을 만날때면 항상 습관처럼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카메라를 사무실 한켠 어딘가에 놔두고 쳐다보지고 않고 지낸다. 습관이 바뀌고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카메라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내가 필요로하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고 바로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을사업을 하면서 새로우면서 효율성이 높은 홍보수단에 대해 고민해왔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 중 홈페이지 제작은 온라인상 마을정보를 제공 및 홍보하는 가장 흔하고 유용한 방법일 것이다. 더구나 정부에서 사업비를 지원받는 경우라면 홈페이지 제작을 당연하고 필수적인 것처럼 만들어 왔다.

하지만 필자는 마을리더나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예비경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할 때 홈페이지를 만들지 말라고 역설한다. 물론 필자가 운영하는 컨설팅회사의 홈페이지도 폐쇄시킨지 오래다. 이러한 점은 필자가 홈페이지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이 없이 박제화된 정보나열의 공간으로서의 홈페이지는 오히려 우리를 찾고자하는 고객에게 좋지않은 인상만 남길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것이다.

몇일전 타지역 한 마을권역의 사무장과 권역홍보를 위한 홈페이지 제작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과연 권역의 홍보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홈페이지를 만드는 비용으로 차라리 인쇄물 등 다른 방법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었다.

물론 관리도 못할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보다는 홍보책자를 만들어 우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발송하는 것이 사업초기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를 알리는 방법일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마을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홍보물을 인쇄하여 반복적으로 우편으로 발송해줄 수 있을 것인가? 그럴수 있다하더라도 그 비용은 지속적으로 어떻게 감당할 것이며, 홍보물을 받은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은 우리가 또 어떻게 파악하여 더욱 좋은 사업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생각은 홈페이지나 온라인홍보수단이 갖고 있는 가장 훌륭한 순기능인 소통의 기능을 간과한 데서 발생하는 오류다.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하고자하는 말만 전하고 게시판 등을 통해 올라오는 고객의 소리에는 귀기울이지 않기 때문에 홈페이지 또한 단순 홍보인쇄물의 역할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최근 들어 홈페이지 뿐만아니라, SNS 등 다양한 온라인 소통수단이 도입되고 활성화되고 있어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진실한 소통이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성공한 온라인마케팅 사례보도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고 있다. 농업인이 자신의 농산물에 대해 유통시장을 거치지 않고 SNS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시대가 되었고, 전국의 농촌마을에 대한 정보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며, 거기에 다른 고객의 평가까지 읽을 수 있어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온라인마케팅에 많이 활용하기도하고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거론되는 파워블로거들도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에 하루 수백~수천명이 방문하는 유명인이지만,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재론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만들어 놓기만하면 당장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흔적을 남기고 또한 우리마을의 농산물을 온라인으로 구매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홈페이지는 항상 우리를 배신하고 매년 유지비용만 부담시키는 비효율의 대표주자로 변신해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 해야될 것이다.

우리가 먼저 소통을 위한 물고를 트지 않으면 방문객은 절대로 먼저 접근해오지 않는다. 예쁜 홈페이지 디자인도 중요하고 방문객을 위한 좋은 시설과 상품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삶이 묻어나지 않는 홈페이지는 옷장 속 어딘가의 빛바랜 앨범으로 묻혀버릴 것이다.

고객을 맞이하는 철저한 준비와 온·오프라인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으로 고객과의 공감을 이어갈 때 마을가꾸기를 통한 희망의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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