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나주시민여러분!

상식이 통하지 않아 안녕못합니다

  • 입력 2013.12.23 11:11
  • 수정 2013.12.23 11:13
  • 기자명 박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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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대학에 붙은 대자보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로 시작하는 이 대자보는 활동가로 살아가는 저에게도 큰 과제를 안겼습니다. 바로 소통의 방식은 쌍방향이여야 하며 울림이 있어야 하는데 지역 활동가로서 과연 얼마나 시민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합니다.

활동가의 영역은 바로 시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호흡해야 하는 것인데 항상 우리의 정당성만을 설파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자보의 형식과 내용은 저에겐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역의 운동 과제와 운동방식을 대단히 관행적이고 형식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민개개인이 자신의 생각들을 말할 수 있는 ‘장’이야 말로 활동가가 고민해야 하는 핵심코드이기 때문입니다.

활동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 또한 시·의정을 감시·견제하고 시민에게 알리는 것을 넘어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열린마당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자보의 내용면에서도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참으로 다양한 개개인의 고민들이 중첩되는 지점에 공감이 있고 이 문제에 귀 기우려 반영된 문제의식 속에서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 또한 대자보의 형식을 빌려 묻습니다.
과연 대한민국은 안녕한가요? 정부과 국회 그리고 언론은 이대로 가도 좋은 지요. 박근혜 정부는 민생을 외면하고 농민들의 삶은 뒤로한 채 공공요금 인상과 철도·의료 민영화를 꾀하고 언론은 이를 지원하는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했던 진보세력을 종북으로 몰아가며 빨간딱지를 붙이는 데 여념이 없습니다. 국방부는 ‘우리의 소원’과 ‘아리랑’을 불온곡으로 지정하는 등 나라가 온통 우경화 되어 가는데 브레이크가 없습니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나주시민촛불문화제에 동참합니다. 현안을 타계할 수 있는 현재의 대안은 촛불을 드는 깨어있는 시민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나주시민촛불문화제에서 촛불을 끄거나 부정선거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이 ‘설국열차의 꼬리칸’에서 참담한 삶을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저는 그것이 두렵습니다. 희망 없는 대한민국, 가진 자를 위한 대한민국, 매국노가 판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도록 작은 촛불을 듭니다.

신영복 선생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머리·가슴·발 이론을 폈습니다. 선생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이고 이에 못지않게 먼 것이 가슴으로부터 발로의 여행이라고 말했습니다. 머리로 알기는 쉬워도 이를 진정으로 가슴으로 느끼기는 쉽지 않고 이를 발로 실천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성찰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타인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도태된다는 강박과 일등주의가 팽배한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신경쓰다가는 자신의 삶도 불이익을 받거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는 건 불의와 부조리에 애써 외면하는, 사익을 위해서 공공의 가치가 훼손되어도 침묵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 비상식적인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노블리스는 있고 오블리제는 없는 사회. 저는 다시한번 여러분께 교직, 철도, 의료, 노동, 농민 형제들의 안부를 묻습니다.
불통의 시대 공안으로 달리는 박근혜 정부의 폭주, 여러분은 안녕 하십니까?
 


박철수 나주사랑시민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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