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고자 하는 유전자는 오직 인간에게만 주어진 축복이다

  • 입력 2014.01.27 09:51
  • 수정 2014.01.27 09:52
  • 기자명 남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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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지 벌써 3주가 지나고 있다.
새해 아침에 ‘올해는 지난해 보다는 좀더 나은 삶을 살아야지’ 하며 가졌던 열정과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벌써 일상에 젖어 생활하고 있다.

올해는 청마의 해라고 하니 말처럼 더 부지런히 일해야지, 운동도 열심히 해서 뱃살도 빼야지, 술도 줄여야지, 월 10만원짜리 적금이라도 넣어서 3년후에는 가족여행이라도 다녀와야지,….등등
새해 아침에 세웠던 계획은 벌써 남의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1월마다 겪었던 일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년 새해 아침을 또 이런 흥분과 열정으로 맞이할 것이다.
왜 우리는 새해 아침을 항상 이런 흥분과 열정으로 맞이하는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이유는 항상 변화하고자 하는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데이비드 베인브리지(생물학자, 동물학자)는 인간의 중년을 다른 동물의 삶의 중반부와는 다른, 인간에게만 부여된 축복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늙어가는 단계가 아니라, 정신적∙육체적∙사회적 세계가 또 한번 변화하는 특별한 삶의 국면에 들어서는 단계라는 것이다.

흔히 중년이 되면 인지력이 저하된다고 생각하지만, 중년기의 뇌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프로그래밍되어 ‘다르게 생각’함으로써 ‘빠르게 생각’하는 청년기 뇌보다 현명한 답을 내놓으며, 이러한 변화는 성격과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변화를 추구하는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어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스스로 변화함으로써 다른 포유류 동물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는 축복을 얻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네 삶은 어떠한가? 이리 살면 뭐해? 죽느니만 못해. 이런 푸념들을 종종 늘어놓기에 바쁘지 않는가?
그렇다.
원초적으로 주어진 유전자와는 달리 우리의 삶은 스스로 변화를 주저하며 가능한 안주하려고 한다. 우리가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변화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고통이라기 보다는 익숙한 것이 편하다는 우리의 게으름 때문일까?
약 70세의 수명을 누리는 매우 장수하는 조류로 잘 알려진 솔개는 약 40살 즈음에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 한다고 한다.

솔개는 약 40살이 되면 부리와 발톱은 노화되고 깃털도 두텁게 자라 하늘로 날아오르기 힘들게 된다. 이즈음에 솔개는 그대로 죽기를 기다리든지 아니면 반년의 걸친 고통스런 갱생의 과정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산 정상 부근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들며,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내고, 발톱이 새로 돋아나면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내고 이렇게 반년이 지나면 새 깃털이 돋아나고, 비로소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여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고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신증권이 몇 해 전에 창립 50주년을 맞으면서 직원들에게 변즉생, 불변즉사의 내용으로 실시했던 교육에서 소재로 썼던 솔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는 변화를 꿈꾸는 우리 일상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각자가 몸담고 있는 생활의 터전, 혹은 조직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우리 나주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를 꿈꾸는 일이 매번 일상 속에서 무너지곤 하지만 이는 또 세우면 된다. 요즘 TV광고에서 나오는 말처럼 계획은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새해에 마음먹은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계획을 이즈음에서 다시한번 세우고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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