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일까? 하늘이 허락한 만큼 거두는 것일까?

  • 입력 2014.05.19 11:31
  • 수정 2014.05.19 11:33
  • 기자명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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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자라온 그곳은 봄바람에 짠 내음과 비릿한 냄새가 항상 함께 실려 왔다.
뚜렷한 향수를 뿌리더라도 향수의 향은 바다 냄새를 이겨 내지 못했고 눈에 보이는 것은 초록색 들판과 푸성귀 보다는 파닥이는 생선들의 싱싱함과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였다.

수십 년이 흘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도시 느낌 보다는 농촌 느낌이 더 강하다
정확히 2주전부터 햇살이 너무 잘 들어오는 아파트 베란다 한편에 상추와 고추 모종을 심었고 다른 한편에는 케일 씨앗을 뿌려두고 키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기대 부푼 첫날의 흥분되고 설렌 마음은 내가 선택한 그 모종들에게 미안하게도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이유는 간단한다.
서둘러 나가는 외출에 물주는 일을 잊기도 했고 아침마다 각 모종 하나 하나 쓰러지지 않게 한손으로 잡고 물을 주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 주고 각 화분들의 위치를 바꾸어 주는 일이 점점 귀찮아 지고 피곤해 졌기 때문이다.
어떡하지? 게으름과 무관심에 베란다 한쪽에 촘촘히 자리 잡고 있는 텃밭을 모두 치워 버리는 것도 나에게는 큰일이고(투자한 시간. 비용이 아까운 것이 솔직한 마음).
어떡하지? 남들처럼 하우스를 몇 동씩 하며 키우는 것도 아니고 비바람에 쓰러지는 것도 아니니 그들에게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작은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루에 열두 번도 변한 마음을 다잡고‘중용’책을 들었다
마음이 다스려지나 싶었는데 핸드폰 문자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역시나 선거 홍보 문자다. 내 예쁜 입에서 안타깝게도 아주 예쁘지 않는 말이 나온다.
내 가치관과 인성의 문제인가 싶어 손에 들었던 책에서 슬며시 제 20장을 다시 펴 본다.

‘정치는 사람에 달려 있고 하늘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
진실하고자 하는 성(誠.성실, 정성)을 실천하는 방법론을 말한 장이다.
문자로 들어오는 여러 후보들의 열정이 담긴 문구들, 우리 단체의 시민운동에 참여 하며 한 후보 한 후보들의 지난 행. 의정 활동과 후보들의 지난 정책 실천 과정과 성과물을 보면서
허탈함 과 희망이 교차된다.
‘정책’은 후보가 하겠다는 해 내겠다는 의지와 함께 우리와 약속을 한 것이기에 지키려고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거고 우리는 그들의 실천의지와 바르고 깨끗함에 믿음과 지지를 보내는 것이다.
아직도 희망이 남아 있다.
희망이 탄식이 되지 않길 소망하며 나는 파릇하게 자라고 있는 초록 상추를 이아침에 마주하고 있다.
/풀뿌리 참여자치 운영위원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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