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이제는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해야할 때

나주시다문화가족센터 센터장 ‘하영진’씨

  • 입력 2014.08.01 22:05
  • 수정 2014.08.01 22:06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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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면 신기한 듯 ‘말이라도 한번 걸어볼까?’ 하며 바라보던 그런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주위엔 국제결혼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업체를 심심찮게 보고 접할 수 있으며 각 교육기관마다 원어민 교사를 필수적으로 고용하는 등 외국인은 결코 낯설지 않은 존재다. 바야흐로 우리는 현재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고장 나주도 이런 다문화 흐름에 있어 예외는 아니다. 2014년 안전행정부에서 발표한 ‘나주시 결혼 이민자 현황 통계’ 에 의하면 나주시에는 주민등록인구 87,754명 중 0.8% 해당하는 686명의 결혼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다. 이는 작년도 대비 28명이 증가한 수치기도 하다.

이처럼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다문화가족들을 대상으로 나주시에서는 그들을 위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주는 나주시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에 총괄 업무를 담당 하고 있는 센터장 하양진(45)씨를 만나보았다.
다소 푸근해 보이는 인상의 소유자인 그에게서 센터의 운영과 계획 다문화 시대에 시민사회에 바라는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나주시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에는 하영진씨를 포함해 총 10명의 직원이 상근하고 있다.
이 중 4명은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한 외국인(중국2명,베트남1명,필리핀1명)으로 구성되어, 이 곳을 방문하는 다문화 가족들에게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며 편의를 돕고 있다.

이 곳 센터에서는 한국어 교육을 통한 취업연계, 개인·가족상담 등을 기본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족 나눔 봉사단, 자조모임 등을 통해 다문화의 인식개선 및 지역사회 홍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미 방문자들을 위해 주 2회에 걸쳐 다문화 가정을 방문해 한국어 교육 및 부모교육, 자녀생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고, 그밖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 통번역 서비스를, 영유아를 위한 언어발달 지원사업, 언어영재교실사업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같이, 지역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봉사를 실천해 나가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왜 외국에서 온 다문화 가정만 지원해주냐?’ 라는 핀잔 섞인 말들이 종종 들리기도 한다고.
“사실 다문화에 관련한 복지 정책과 예산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복지 정책, 예산과 비교해봤을 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문화 가족 구성원이 소수인데다가 외국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혹은 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문화 활동들이 아무래도 각종 매체와 언론을 통해 많이 홍보되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시나 봐요.”

이어 그는 다문화 가족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에 대해 우려하는 듯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위에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물론 과거부터 현재까지 국내 거주 또는 불법체류 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정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정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우리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노력하고 있는 좋은 외국 분들도 참 많으시거든요.”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느끼는 주위의 부정적 시선, 교육적 차별대우 등은 아이들이 사회화되는 과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뒤늦게 개선하고자 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 있고, 또 앞에 언급한바와 같이 각종 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경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이제는 생김새와, 언어가 다르다고 해서 ‘우리와 그들은 아예 다르지.’ 라는 선입견이 아닌 우리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써 인정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길 바래봅니다.” 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센터 맞은 편 건물 2층 센터 교육장에서는 ‘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고, 인터뷰 후 영진씨의 협조 하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사뭇 진지한 표정에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그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교육생 중 우크라이나에서 온 78년생 오안드레이씨는 “누나가 한국으로 시집을 오면서 한국에 같이 왔는데 한국어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공부 중이다. 그런데 사투리가 섞여있어서 한국어를 배우는 게 너무 어렵다.”고 말하며 “로또1등에 꼭 당첨되는 게 꿈이다.” 뜬금없는 바람을 전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런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지그시 웃음 짓는 하영진 센터장.
다문화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회. 인종 차별 없는 사회. 사회 구성원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 구현의 선구자로써의 역할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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