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발 휘날리는 12월 어느 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좋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 순간을 위해 그동안 부단히 노력했고, 구슬땀을 흘렸던 어르신들 눈망울에는 긴장감 속 설레임이 역력해 보인다.
‘행복한 열정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인생’을 주제로 제 1회 실버 어울림 문화축제.
지난 12일, 성북동 소재 중부노인복지관(관장 김맹진) 3층 다목적홀에서 그 화려한 막이 열렸다.
이날 축제는 총 11개팀의 재능 발표회와, 서예, 공예, 치매예방 교육 작품 등의 작품 전시회로 구성되었으며, 5백여명의 관객 앞에서 무대에 오른 어르신들은 그동안 갈고닦았던 재능들을 유감없이 드러내 선보였다.
수백분의 어르신으로 이뤄진 관객들은 같은 동네 이웃이 무대에 오를 때면,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축제를 함께 즐겼다.
이날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어르신들의 진지한 그 눈빛이었다. 흐르는 음악에 맞춰 동작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시던 그 모습, 섬세한 손짓과 사뿐사뿐 걸음걸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찾아간 복지관 2층. 좋은 글귀에 반듯한 붓 글씨로 뽐낸 서예 작품들을 비롯한 다양한 공예작품들이 보기 좋게 전시돼 있다.
많은 것을 느낀 하루. 한정된 지면 공간에 이날 받았던 무언의 감동을 전부 다 전달해주지 못함이 안타까울 정도다.
어르신들의 서예 작품 중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있다.
“예쁜 모습은 눈에 남고, 멋진 말은 귀에 남지만, 따듯한 베품은 가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