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한결같이 아이들을 보육해 온 이경자 원장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 ‘행복하니, 행복합니다’

  • 입력 2015.01.26 14:20
  • 수정 2015.01.26 14:26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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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인천 모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보육시설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배해지고 있다. 이번 주 아름다운 동행의 시작과 끝은 지난 2011년, 나주에서는 유일하게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선정되어 지역의 미래인 영유아들을 2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보육해 온 왕곡면 등대어린이집 이경자(54) 원장.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로 대신하고자 한다.

행복하니까, 행복합니다.

행복하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를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을 만드는 행복한 교사가 있어서, 이렇게 행복한 이들과 하루하루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니까 행복합니다.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 순수한 웃음이 좋아서 시작된 유아교육자로서의 길, 오래도록 이 길을 걸어오며 참 많은 시련도, 마음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무던히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건 하루하루 성장하는 사랑스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길에 대한 보람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한 어린이집의 ‘원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지난날의 저처럼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 길을 향한 꿈을 꾸는 나의 선생님들을 바라봅니다.
조금 더 아이들을 위해서 힘을 내어 주기를, 조금 더 학부모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기를.. 이것이 진심어린 저의 바램입니다.

교직원 회의 때마다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제2의 부모입니다”

 
 
어린이집 영아반 2세인 유건이에게 “엄마는~?” 물어보면 하면 “회사”라고 얘기하고, “그럼 아빠는~?” 하면 “일”이라고 말합니다.
부모가 낮에 일하는 동안 우리 교사들은 부모 대신 원아들의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주며, 등원부터 하원 하는 시간까지 밥과 간식을 먹여주고 유아들에게는 다양한 교육까지 병행해서 보육하고 있습니다.
몸이 힘들고 대가는 열악하지만 이 아이는 내 아이라는 교사로서의 사명감 하나로 감싸주고 안아주고 아이가 아프고 열나면 부모 보다 먼저 병원으로 달려갈 때도 많습니다.

전국의 4만 3천여 어린이집 중에서 극히 일부 어린이집의 관리부실로 인해 생긴 사건으로 인해 같은 직종의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소리도 못하고 기가 죽어 고개 숙인 교직원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교사처우를 개선해 달라, 보육료를 인상해 달라’ 지난 추운 겨울 서울역 광장에 수많은 보육인들이 모여 외친 소리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무슨 시위라고 하는 것처럼 언론들이 이야기를 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번 인천을 비롯한 몇몇 어린이집의 사건은 우리에게도 너무나 큰 충격이고 앞으로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멈출 줄을 모르고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수많은 어린이집 사건들이 언제나 종결이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거리에 어린이집 노란차가 운행되는 것만으로도 쑥스럽고 학부모님들을 뵙기도 민망하고 하나같이 죄인인 양 고개를 들 수조차 없는 지금의 보육인들의 현실이 가슴 아프기만 합니다.
물론 아이들을 사랑으로 교육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킨 교사들은 그에 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합니다.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진심을 다해 일하고 있는 많은 교사들은 어디서 누구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런 지요.
그래도 날만 새면 선생님 하고 품에 안기는 우리 아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우리는 또 내 아이들을 사랑하고 안아줍니다.

그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 순수한 웃음이 있기에 우리의 멍든 마음을 스스로 위로하면서 우리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을 보육하는 보육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해보자고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교사분들게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제2의 부모로써 내 아이라고 생각하고 사랑으로 그의 눈을 바라봐주세요.

“함께 웃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기에 나는 날마다 행복하니 행복합니다”

*공공형 어린이집이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평가인증 점수가 90점 이상인 민간, 가정 어린이집 중 행정처분을 받은 이력이 없는 어린이집으로, 국가에서 운영비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실시, 국공립 수준의 저렴한 보육료에도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 보육 인프라 어린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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