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리더

  • 입력 2015.02.02 09:43
  • 수정 2015.02.02 09:44
  • 기자명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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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는 만큼 자란다는 아이들. 끊임없는 기다림과 인내심 눈물로 양육하는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즈음이면

나는 할머니가 되어 있을 것이다. 커다란 하와이안 스타일의 모자를 쓰고 지금보다 더 환한 미소를 띠는 예쁜이 할머니.

아이들이 성장 할수록 나에게는 빛과 그림자가 선명해진다. 그때는 몰랐지만 일상에서 언젠가 본 듯한 언젠가 해 본 듯한 느낌들. 아이들이 말한다. 엄마는 할머니랑 똑같아.

딱히 부정하지 않더라도 내가 그랬듯 우리 아이들도 우리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그들만의 가정을 또 이룰 것이다. 성장기에는 나는 부모와 다른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종종했다. 우리 부모가 살아온 시간을 내가 이해하기에는 그때는 어렸다. 자식이 부모를 닮았다는데 그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겠지만 한편으론 나는 변화를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머뭇거려진다. 하고 싶고 해본 것은 많은듯하나 딱히 취미로 내세울 것이 없다. 오늘도 내일도 나에게는 취미는 숙제다.

지난겨울 뜻하지 않는 병원 생활을 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참 편했다. 삼시세끼 5군 식품에 맞추어 제 시간에 딱 맞추어 나오는 식사. 주부에게 식단 차림과 설거지 해방은 때론 천만금 보다 기분 좋다. 더불어 TV가 없는 우리 집에서 드라마 시청은 꿀 재미였다.

경제. 사회 실시간 들어오는 소식들에서 어디 맘 편히 읽을 수 있는 기사가 있을까?
TV뉴스는 참으로 친절하게도 묻지도 않았지만 앵무새처럼 특보 아닌 이상 똑같은 기사를 전한다. 힘을 얻고자 하여도 따듯한 말 한마디는 극히 드물다, 병원생활에서 국정 소식을 접하는 체감 온도는 1%도 안 되였지만 나주신문 시민 기자단의 현장의 발 빠른 SNS소통기사는 순도100%였다. 이유는 나에게 늘 단순하다.

나는 우리 나주가 참으로 잘 살면 좋겠다. 이게 어디 나 하나만의 소망 일까?
분명 아닐 것이다. 소통하는 시민들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움직임들 하나하나가 모여 큰 획을 긋는 날이 오는 것 또한 머지않았으리라 믿고 싶다.

강렬했던 그해 7월 출항한 민선6기도 7개월여 파도와 암초를 만나면서도 순항중이다.
이제는 준비된 리더십을 보고 싶다. 일주일, 하루, 초 시간 단위로 움직이는 스케줄 속에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리더의 모습을 더 보고 싶다. 변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이다.

소중한 시민들의 한 표가 쉽게 사장되길 바라지도 않고 전폭적인 믿음을 보여 주고 함께 실천하고 싶다. 막히지 않고 잘 통 하고 오해가 없는 소통은 ‘경청’이다. 경청은 실천이다.
최근 혁신산단에 대한 채무보증 부결, 그리고 소통실 운영에 대한 공무원노조와 마찰, 이 모든 것이 소통없고, 경청없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안정을 택한다. 하지만 그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 작년 9월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다. 55년의 풀지 못한 숙제를 지난 시간 그는 ‘변화’로 팀을 이끌고 있다. 선수 개인들의 능력과 명성 보다는 현재의 가치 미래의 가능성을 더 중시 한단다. 결국 그 답으로 선발된 선수들은 최선의 결과를 매 경기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다. 믿음과 확신이 있었기에 감독은 변화를 선택하는 소신을 보여 주었다..하지만 감독은 너무 멀리 있고 우리 나주 행정은 너무 가까이 있다.

민선6기 출항한 배가 목적지에 닿아서 그때 우리 모두 ‘참 멋지게 해냈다’는 하이 파이브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경청하고 소통하는 리더의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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