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퇴근시간이면 혁신도시 공공기관 주변 도로변은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있고, 배낭을 멘 수많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줄지어 버스에 승차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혁신도시로 이전계획이 세워진 115개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해말 현재 67개가 이전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기준 이전을 마친 공공기관 직원 7725명 중 가족과 함께 지방으로 이주한 건 1951명(25.3%)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재 이전 공공기관 직원의 75%가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나홀로' 이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빛가람 혁신도시는 현재13개 이전기관 6천여명의 직원이 상주해 있지만 가족동반이주는 1천5백여명으로 대부분 주말에 한 번씩 집을 찾는 기러기 엄마와 아빠라는 것이다.
혁신도시 아파트 입주실태를 보면 알 수 있다. J오피스텔 1천여실이 기관 직원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고 L아파트의 경우 공기관 숙소로 100여 가구가 합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단지 역시 80여가구를 이전기관 직원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이 주말이면 가족을 찾아 휴일을 보내고 일요일 저녁이면 숙소로 돌아온다. 중심상업지역 오피스텔주변은 일요일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이면 돌아오는 직원들로 터미널을 방불케 한다.
이전기관 직원가족이 함께 전입을 못하는 것은 첫 번째가 자녀 교육문제다고 한다. 아직은 교육여건이 부족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전학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배우자가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전에 근무하는 최모 사원은 “부인이 다른 공직에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홀로 내려와 휴일에나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러한 혁신도시 이전기관 임직원들의 기러기 엄마아빠 신세는 정주여건이 갖춰지더라도 당분간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