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함은 솔직함을 이길 수 없다

  • 입력 2015.03.02 11:04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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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단 교수님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다 하겠습니다.”
지난달 에너지벨리와 관련해 특강 차 나주를 방문한 문승일 교수와 강인규 시장간에 오간 대화의 일부분이다.

문승일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나주가 대한민국 에너지수도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에 따른 나주시의 역할과 시민들의 의식변화 등을 주문했다.
특히, 나주가 에너지 메카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신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까지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의가 끝난 후 문 교수는 사석에서 강인규 시장의 솔직함에 대해 인상적이었다는 후일담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보통 정치인들은 자신이 잘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나주시장은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고, 되려 그러한 솔직함이 인상적이었다는 내용이 주 골자다.

그 동안 나주신문은 민선6기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많이 했었다.

강인규만의 색깔이 모호하다고 지적했고, 인사정책에 있어서도 원칙이 무너져 시민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고,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도 놓쳤다고 비판했고, 그로 인해 강 시장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기사도 내 보낸 적이 있다.

지원자가 없어 슬그머니 꼬리 내린 내부 공모제와 노조의 반대로 공모 자체를 번복해 체면을 구긴 계약직 채용에 대해서도 나주신문은 강시장의 지도력을 지적한 바 있다.
시중에서는 민선6기가 자기만의 색깔을 찾지 못하는 듯하자 지난해 지방선거 기간 내내 강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학력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되기도 했다.

“시장이 아는 것이 없으니 결단력이 없다. 결제를 받을 때마다 공무원들도 답답해 죽을 지경일 것이다” 등 확인되지 않은 온갖 부정적 말들이 나돌았다.

강 시장의 학력 콤플렉스의 연장선에 나주는 지금도 놓여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강 시장과 문승일 교수와의 후일담은 강 시장이 되새겨 볼만한 내용이다.
선거 기간 내내 학력문제로 시달렸듯이 강 시장의 학력문제는 임기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그런 내생적 취약점을 강 시장은 문 교수와의 대화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솔직함이 유식함보다 더 낫다는 이야기가 강 시장에게는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데 하나의 아이템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이야기다.

시장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다.

오히려 주변에 유능한 인재를 두고, 강 시장은 자신만의 솔직함을 무기로 나주시를 이끌어 가면 어떨까?
문 교수가 솔직하게 자신의 수준을 인정하고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한 강 시장을 두고 인상적이었다는 뒷이야기를 남긴 것처럼, 강 시장이 자신만의 무기를 솔직함으로 무장하면 어떨까?
강 시장의 솔직하고 담백한 시정철학을 기대한다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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