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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 폐산업시설을 도시재생자원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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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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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상 동신대 교수
버려지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공장이나 창고는 자칫 도시의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 반면에 도시재생 측면에서 이와 같은 시설들을 잘 활용하면 도시의 중요한 자원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다.

서울 한강안의 섬 선유도에 정수장이 있었다. 더 이상 정수장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시민들이 널리 이용하는 공원으로 2002년에 재탄생했다. 11만 4천㎡에 이르는 꽤 큰 면적에 여러 가지 수생식물원, 녹색기둥의 정원, 4가지 원형의 건축물 등을 만들었다. 과거 정수장의 건물과 구조, 물탱크, 수로 등 정수시설의 흔적을 최대한 살린 재활용 공원이라는 점이 여느 공원과 큰 차이가 있다. 

서울 합정역 근처에는 ‘앤트러사이트 커피로스터’라고 하는 2층 카페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인 당인리 화력발전소 가까이 골목에 있다. 과거 파칭코 기계, 발전기 부품, 신발 등을 만들었던 공장을 이용해 카페를 만들었다. 컨베이어벨트, 공장의 철제 대문으로 만든 테이블 등 옛 공장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점이 특징이다.

서울 문래동 예술촌 일대엔 지난 해부터 폐공장을 그대로 이용하는 식당과 카페들이 여럿 생겼다. 한식주점 '차차'가 위치한 곳은 철물 기자재 공장이었다. 이 곳은 이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디자인을 살린 술집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래동 예술촌 일대에는 대로 변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골목길 인근을 둘러보다 보면 배관과 전선을 노출한 천장, 부서진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연출한 벽면, 폐목을 깔거나 시멘트가 드러나도록 바닥을 시공한 카페들이 쉽게 눈에 띈다. 이런 곳은 이전에 창고나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을 그대로 업장으로 살린 경우가 많다.

유럽에서 폐산업시설을 재생자원으로 활용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 중에서 국제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사례들도 많다. 문닫은 탄광에서 문화발전소로 거듭난 독일 에센의 쫄페라인 탄광지역이 그렇고 버려진 제철소를 공연장, 카페, 암벽등반장, 다이빙연습장 등으로 탈바꿈시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든 듀이스부르그 환경공원이 그렇다. 버려진 화력발전소를 현대 미술관으로 바꾼 런던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나주에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산업시설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읍성권만 하더라도 나주정미소, 잠사 공장, 동점문 인근에 옛 화남산업 공장 (현 농협창고)등이 있다. 옛 나주역 앞 거리에는 원협의 옛 공장을 비롯해 여러 개의 일제시대 공장과 상점들이 남아 있다. 영산포에도 사용하지 않는 창고들이 많이 남아 있다. 최근 영산포에는 ‘House in House’ 개념처럼 창고안에 절이 들어서 있다.

산업시설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옛 나주중앙교회 옆의 금성탕도 카페나 전시관, 갤러리, 주민 사랑방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에는 4층으로 된 옛 목욕탕을 ‘감내어울터’라는 이름의 커뮤니티 센터로 리모델링했다. 카페, 회의실, 도자기체험장,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목욕탕 매표소앞의 졸고 있는 아주머니, 탕안에 수건 두르고 앉아 있는 할아버지 등 여느 목욕탕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을 담은 조형물이 눈에 띈다. 평상과 탈의장도 예술품으로 변신했다.

지난 2월말까지 진행되었던 제1회 나주도시재생대학의 3분과에서는 나주정미소의 활용방안에 관해 카페, 레스토랑, 전시실, 공연장, 로컬푸드지원센터 등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잠사 주식회사 건물의 리모델링 및 활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동신대 김경주 교수를 단장으로 잠사사업단(‘나비센터’)이 발족했고 옛 나주중앙교회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대안을 강구중에 있다.

지난 4월 7일 나주시청 역사도시사업단이 주최한 내부워크숍에서는 ‘세월의 흔적’을 보존하고 ‘기억의 공유’를 통해 도시를 재생하는 방안에 대해 많은 사례들이 소개되었고 행정과 연구진간에 서로 공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와 같은 노력들이 버려진 산업시설이나 창고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나주의 훌륭한 도시재생 자원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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