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터

  • 입력 2015.04.20 14:28
  • 수정 2015.04.20 14:29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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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만화를 연재하는 것을 두고 웹툰이라고들 한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만화를 보게 됨에 따라 케케묵은 골방에 처박혀 있어야 할 만화가 새로운 세계로 나온 셈이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가 있다면 단연 강풀이다.
그의 작품은 발간과 동시에 영화로도 제작되는 등 상당한 흥행성을 가지고 있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 중에 굳이 영역을 나누자면 히어로물에 가까운 작품들이 몇 개 있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다룬 ‘타이밍’이나, 전생이나 윤회사상을 매치시킨 ‘어게인’ 등이다.
그의 히어로물 작품 속에는 일반인들의 능력을 뛰어 넘는 일명 초능력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시간을 정지시키는 이도 나오고, 다른 사람의 운명을 바꾸는 이도 나온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바로 강풀의 작품 속에 나오는 포인터에 관한 이야기다.

포인터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안전한 구역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주인공이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해변가에서도 그는 안전지역에 몸을 맡기고 생명을 건진다.

자기 자신이 있어야 할 포인트(위치)를 본능적으로 감지한 초능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닉네임이 포인터다.
있어야 할 지점, 즉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나주는 지금 각종 위원회가 하루에 서너개씩 만들어질 정도로 위원회 춘추전국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나주에 꼭 필요하고, 향후 역할이 기대되는 단체들이기도 하다.
기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위원회의 역할이 아니라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나주시에서 운영하고 관리하는 각종 위원회를 보면 언론인들이 꼭 포함되어 있다.
위원회 입장에서는 정보도 많고, 홍보도 필요하기 때문에 언론인들이 참여하면 잇점이 많을 것 같아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인 입장에서는 어떨까?
따로 법률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언론인은 가능한 3자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팩트를 다루는 직업인만큼 어느 한편에 쏠리지 않고 양측 모두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위원회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언론인이 이를 기사화할 수 있을까?
또는 같은 직업이라는 동종의식을 가지고 있는 언론인이 다른 기자가 소속되어 있는 위원회에 대해 편하게 지적기사를 쓸 수 있을까?

같은 지역, 같은 학교, 같은 집안, 같은 직업 등 온갖 얽히고 얽힌 체면에 자유롭지 못한 한국인들의 정서상 쉽지 않은 일이다.

아예 그러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도 언론인은 공인이라는 것이 사회적 합의사항이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영란 법에 언론인을 포함시킨 것 아니겠는가?
온갖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역사회에서 언론인들의 위치는 어디일까?
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언론인들이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자는 취지다.

포인터.
자신이 있어야 할 지점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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