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 그 이상의 휘버스(Fevers)

  • 입력 2015.06.08 11:47
  • 수정 2015.06.08 11:49
  • 기자명 이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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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나주가 변모해가고 있다. 요즘 가장 눈에 띄는 건 공연 홍수라 칭해도 과언이 없을 정도로 각종 공연이 관내 곳곳에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각종 콘서트로 쉴 틈 없는 연말 대도시의 풍경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다.
읍·면·동민의 날, 홍어 축제, 부모님 효도공연 때나 가뭄에 콩 나듯 공연문화를 접했던 그동안시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시켜주기라도 하듯, 매달 아니 매주 혁신도시, 목사골 시장, 대호동 수변공원 등지에서 다채로운 공연들이 앞 다퉈 열리고 있다.

 
 
재치 있는 입담의 사회자서부터 분주히 무대 뒤편을 오가는 스텝들까지 공연은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되어 무대를 꾸며낸다.

그중 본격 공연에 앞서 설렘 가득안고 일찌감치 자리에 착석한 관객들의 분위기를 업(UP)시켜 주는 오프닝 무대. 즉 모든 공연 순서에는 무대 막을 열어주는 식전 공연이 있다.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 박력 넘치는 동작과 찰떡호흡을 자랑하며, 열정하나만큼은 나주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그녀들은 요즘 단연 무대 오프닝의 단골손님이라 하겠다.

소리와 두드림을 사랑하며 열정과 끼로 똘똘 뭉친 미모의 미시(?)들로 구성된 명실상부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난타팀. 두드림 그 이상의 ‘휘버스(fevers)’ 누님들을 소개한다.

지역의 공연문화 확립과 문화공동체를 목표로 지난 2012년 10월 1일 창단한 휘버스는 현재 3기 정경미 회장과 김은아 부회장, 김수희 총무를 포함해 총 11명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들은 무대 위에서만큼은 그 이름에 걸맞게 온 몸을 열정으로 불사르고, 그러한 열정은 고스란히 관객들 귓가에 즐거움으로 승화된다.

 
 
연령대만 놓고 보면 그저 평범한 주부일지도 모를 그녀들은 무대 위에서 땀을 흘리며 팔색조 매력을 발산해낸다. 길어야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동안 두드리는 소리와 표정만으로 관객들에게 멋진 음악을 선사한다는 것, 그 자체로 박수가 절로 터져 나온다.

지역 사회복지시설들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활동을 실천하며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것 또한 그녀들의 아름다운 임무다.
단원들 서로간의 우애도 좋다. 북을 치면서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정도 많이 들었다고. 휘버스 활동을 위해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몇 번 고사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들에게도 말 못할 고충도 있다. 휘버스는 개개인으로 이뤄진 동아리다 보니 기관단체로부터의 재정적 지원이 전혀 없다. 매월 단원들이 내는 회비로 재정이 운영된다.

장비구입과 수리비를 비롯해 연습실 관리비, 레슨비, 의상 구입비, 차량 주류비에 운행비까지 모든 것을 회비로 충당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공연을 통해 받는 수익금은 공연장비 차량(탑차)를 대여하는데 주로 쓰인다. 매니저는 고사하고 차량을 운전할 사람도 마땅히 없는 것이 현실이라 재정적 부담은 배가 된다.

영강초등학교 부근, 한 피아노학원을 개조해 어렵사리 마련한 현 연습실을 비롯해 그동안 연습실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정말 파란만장하다. 방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다보니 숱한 민원세례와 핀잔을 들으며 영산포 구 역전 플랫폼서부터 시작된 연습실을 여기저기 옮겨 다닌 것이 벌써 4번째다. 그렇다 해서 연습을 소홀히 할 수는 없을 터, 연습 공간 마련을 위해 나주시 시설을 문의했지만 유료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답변에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활동에 기관단체의 일방적 지원을 바라는 것은 다소 무리인 감이 있으나, 시민의 세금으로 지어졌고, 편의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할 관내 시설들을 매번 유료로 이용해야만 한다는 것 자체가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

 
 
‘눈물 젖은 빵’의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화려한 퍼포먼스 이면에는 이처럼 현실적인 어려움이 늘 존재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무대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짜릿함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부로서 문화생활 즐기기가 쉽지 않은 오늘 날,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살리고,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여성 동아리가 될 때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정경미, 김은아, 김수희, 문지수, 정순옥, 이순옥, 홍은옥, 김순량, 김의진, 임선희, 이홍숙
11명의 누님들의 열정 가득 찬 눈빛을 보아하니 종착점이 그리 멀진 않아 보였다.

두드림 그 이상의 열정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지역을 위해, 그리고 문화 시민들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는 그녀들에게 지역사회의 관심과 후원의 손길이 닿길 기원한다. 그리고 응원한다. 참,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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