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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훼퍼의 신학사상과 그리스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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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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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균 목사
                                본훼퍼(Dietrich Bonhöffer, 1904-1945년)는 히틀러(Adolf Hitler)의 독재와 나치(Nazi) 이데올로기에 맞서 저항하였다. 그 결과 본훼퍼는 히틀러 암살범으로 지목되어 39세의 이른 나이에 교수형으로 그의 생을 마감했다.

본훼퍼는 신학자로서 교회를 사랑하고 그리스도에게 헌신한 매우 신실하고도 엄격한 신앙인이었다. 그는 교회를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 공동체’(啓示 共同體)로 이해했다. 교회가 일반적인 사회의 공동체와 구별되는 하나님의 계시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본훼퍼 신학의 기초를 이룬다.

그는 19C 자유주의 신학자들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어떤 특별한 ‘신성현상’이나 ‘특별한 종교적 이념의 담지자’ 또는 ‘비인격적인 영향력’ 등으로 파악하지 않는다. 본훼퍼에게 있어서 나사렛 예수는 인간의 죄를 짊어지고 인간을 대신하여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윤리는 기독교적 책임윤리로서, 인간을 위해 대리적인 삶을 사셨던 그리스도의 삶이 우리에게 도전하는 요구 앞에서 응답하고 결단하는 그 자리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히틀러의 반인륜적인 통치 하에서 감행했던 본훼퍼의 암살모의는 그리스도인의 책임이행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고,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이는 ‘세상 죄를 짊어지는 신앙실천의 행위’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본훼퍼의 ‘그리스도’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간략히 정리해 보기로 한다.

* 1933년 여름 베를린 대학에서 강의한 본훼퍼의 ‘그리스도론’은 히틀러의 정권장악에 야합한 독일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항하여, 참된 교회를 지키려는 교회투쟁에 본훼퍼가 전면에 나선 역사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었다.

본훼퍼의 옥중서간에 나오는 유명한 질문은 ‘오늘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는 누구인가?’이다.
그는 하나님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성숙한, 또는 세속화된 세상 속에서도 그리스도는 교회의 주님만이 아니라 세상의 주님도 되신다는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본훼퍼가 이미 그의 ‘그리스도론’에서 그리스도의 인격의 자리를 인간의 실존, 역사, 자연에서 찾은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인간을 위한 존재’로 성육신하신 그리스도는 인간을 ‘자기 중심적 옛 자아’로부터 ‘타자 중심적인 새로운 자아’의 삶으로 인도한다. 또한 그리스도는 ‘역사를 위한 존재’로서 역사의 방향을 올바른 길로 하나님께 인도한다. 거짓 메시야에 대한 기대는 인간의 정치적 역사 안에서 실패로 나타났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이 역사 속에 오심으로써 인간 역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성취되었다.

본훼퍼는 그리스도의 인격구조를 ‘중심에 있음’으로 파악한다. ‘중심에 있음’을 세가지로 제시한다. ① 인간존재의 중심, ② 역사의 중심, ③ 자연의 중심, ‘말씀과 성례전과 공동체로서 현존하는 그 분은 인간적 실존과 역사와 자연의 중심에 계신다는 것이다.

첫째, 그리스도는 ‘인간존재의 중심’이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거기에 서야 하지만 설 수 없는 자리, 곧 옛 사람과 새 사람, 옛 실존과 새 실존의 중심에 계신다. 그는 인간 존재의 중심으로서 인간의 한계와 심판일 뿐 아니라, 또한 그의 새로운 존재의 시작이며 그것의 중심이다. 그는 인간의 심판인 동시에 칭의(稱義)이다.

둘째로, 그리스도는 ‘역사의 중심’이다. 역사는 그 자체 속에 ‘메시야의 약속’을 담지하고 있다. 그리스도는 역사가 자신의 능력으로 설 수 없는 그 자리, 곧 약속과 성취의 중간에 서 있다. 그는 역사를 종말론적으로 성취하며, 역사의 의미를 실현한다. 십자가와 죽음과 부활 이후 그리스도는 교회 안에 현존하기 때문에, 교회 또한 역사의 중심으로, 또 ‘국가의 숨겨진 중심’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셋째, 그리스도는 ‘자연의 중심’이다. 자연은 아담의 땅에 하나님이 내리신 저주 아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범죄 아래 사로잡혀 있다. 역사와 마찬가지로 자연도 자신의 의미와 자유의 상실로 인해 고통을 당한다.(롬8:22-23) 그것은 사멸의 종살이로부터의 해방과 새로운 자유를 기다리고 있다. 이 해방이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중심이라는 것은 ‘중보자’ 혹은 ‘중재자’임을 뜻한다 그리스도는 인간에 대해 칭의의 중보자요, 역사에 대해 화해의 중보자요, 자연에 대해 해방의 중보자이다.

‘싸구려 은혜’는 참회없는 죄의 용서이며, 교회 공동체의 훈육없는 세례이며, 죄의 고백없는 성만찬이며, 인격적 고해 없는 사면이다. 싸구려 은혜는 우리 교회의 불구 대천지 원수이다.

참 은혜 ‘값비싼 은혜’는 그리스도의 뒤 따름이 있는 은혜이다. 값 비싼 은혜는 죄인을 의롭게 하며, 그에게 생명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값비싼 은혜는 하나님의 성육신이다.

본훼퍼는 ‘성육하신 그리스도’ ‘낮아지신 그리스도’를 강조한다.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은 이 세상 속에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실존양식이다. 말로만 낮아지심이 아니라, 삶 전체로 낮아지심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구유에서부터 십자가 사건까지 낮아 지셨다.
 
작금에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은 낮아지신 그리스도 위에 군림하여, 교세자랑, 건물자랑, 학벌자랑, 명예자랑, 선행자랑으로 나아가고 있지 아니한가 깊히 성찰해 볼 일이다. 본 훼퍼는 자신의 문벌, 학벌, 고매한 인격과 탁월한 신학적 지식까지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고 그리스도를 ‘타자를 위한 존재’로 확신하고, 반신적인 히틀러 정권에 의해 교수형을 당했다. 본훼퍼 목사 순교 70주년을 맞이하여, 본훼퍼라는 창을 통해 그리스도를 새롭게 보고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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