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례

  • 입력 2015.06.22 13:40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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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청이 뒤숭숭하다.
나주신문이 지난주 인사철을 앞두고도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나돌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에 개별적 반응들이 많은 것 같다.

‘때가 되면 나도 승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공직사회에 보편화되면서, 도리어 일에 대해서 열성을 보이지 않는 풍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명분은 탕평인사지만 드러난 결과는 연공서열식 인사로 비춰지다보니, 누구하나 일에 대한 성과로 인사이익을 보려는 이가 없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주신문 보도에 대해 제대로 핵심을 짚었다는 이들도 있고, 진급과 상관없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도 많이 있다는 개별적 반론도 있었다.

하지만 발탁성 인사나 깜짝 인사가 없어서 승진시기에 대한 긴장감이 없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가만히 자리만 지키고 있다가 때가 되면 승진할 수 있는데 만에 하나 일 욕심에 업무상 불가피한 사고라도 치게 되면 도리어 인사 상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무사안일 공직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되어 우려스런 부분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
결론은 인사권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흔히들 당근과 채찍이라고들 표현한데로 인사권자가 당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근을 서로 먹으려고 달려들어야 하는데, 가만히 줄서서 기다리는 꼴이다.
그래서 인사는 매년 2차례 실시되지만 매 시기 인사가 중요한 것이 선례를 남기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이전에 행했던 인사 방식을 보고 인사권자의 인사 스타일을 해석한다.
그리고 거기에 걸맞게 자신의 행동양식을 정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지금 같은 무사안일이다.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

가장 대표적 선례를 꼽으라면 내부직 직위공모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강 시장은 취임이후 첫 대표적 사례로 시민소통실과 역사기획팀장 두 자리를 내부 공모했다.
공직자들에게 이러 이러한 자리가 있으니 자발적으로 의욕을 가지고 나서라는 거였다.

하지만 결과는 공무원들의 무반응이었다.
소통실장 자리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고, 역사기획팀장 자리만 한 사람이 해보겠다고 공모했다.
강 시장의 의욕과 공직사회가 삐걱된 셈이다.

결국 나주시는 슬그머니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덮어버렸다.
뻘줌 해진 것은 아마 자신 있게 공모를 신청한 공무원이었을 것이다.
당시에 강 시장이 내부공모에 자신있게 신청한 그 공무원에게 그에 걸 맞는 인사대응을 했다면 아마 오늘 같은 일을 없었을 것이다.

강 시장의 인사 스타일이 별 것 없다는 선례만 기록으로 남긴 셈이다.
공직사회의 긴장감 저하는 결과적으로 최종 인사권자인 강 시장의 책임이다.
무능한 공무원이 있다면 그 역시 강 시장 책임이다.
시장 자리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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