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 입력 2015.06.29 11:22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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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드디어 7월 정례인사를 단행했다.
서기관급 1명에 사무관급 9명, 승진에 따른 전보인사까지 승진 규모로는 제법 큰 규모의 인사였다.

하지만 인사예고가 될 때부터 공직사회에서는 승진자에 대해 충분히 예견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결과 역시 한 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강인규식 인사스타일이 어떨 것이라는 평가가 재확인된 셈이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굳이 공직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구분할 필요는 없지만 시민사회에서는 공무원들의 성향 평가를 일상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누구는 전임 시장사람, 또 누구누구는 전 전 시장사람 등.....
그러한 분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엄연히 현존하는 현실이고, 또한 결코 가벼이 여길 대목이 아니다.

강인규 시장 역시, 전임 시장과의 힘겨운 선거 줄다리기를 통해 당선된 만큼, 전임 시장 인맥으로 분류되는 공직자에 대해 ‘어떤 대우를 할까’의 문제는 시민들의 관심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관심사항이 이번 인사를 통해 어떻게 비춰졌을까?
아마 대부분 의아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 같다.

민선5기 임성훈 전 시장 체제를 지탱했던 이들이 대거 승진하거나 시정 전면에 다시 배치됐기 때문이다.
민선5기 때 한직에 밀려 서러움을 받았던 공무원들에게는 절망의 인사였을 것이고, 정권이 바뀌어도 그 팔자가 그 팔자라는 사실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1년 공무원들의 인사기준이 되는 근무평점에서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공무원 전체에게 인사평점을 일부 물었던 다면평가제가 없어진 상황에서 단체장이 근무평점까지 챙기거나 간섭하기에는 분명 문제도 있고, 그래서도 안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민선5기 때 노른자위에서 일했던 공직자의 근무평점은 정권이 바뀌어도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인규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탕평인사라는 명목으로 정치적 성향구분이나 인맥구분을 두지 않고 인사정책을 펴겠다고 공언까지 한 바 있다.

관점에 따라 색깔도 정체성도 없는 인사스타일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는 요인이다.
어쨌든 뚜껑은 열렸고, 이변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굳이 분류하자면 민선5기 임성훈 전 시장 체제에서 주류로 활동했던 이들이 전면에 복귀한 형태고, 관점에 따라 민선5기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진 셈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 흥미롭게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신정훈 의원과 관련해서다.

신정훈 의원 역시 민선3기와 4기에 시정을 책임졌던 만큼, 그에게 우호적인 공무원 역시 많다.
이번 인사에서 그들이 대거 밀려났다는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강인규 시장이 인사문제에 있어서 신정훈 의원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해 흥미롭다.

'인사가 만사이다'보니 이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어쨌든 이번 나주시 인사는 누구누구의 그늘이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많은 뒷담화를 양산해낼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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