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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가 사회복지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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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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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하
    고구려대 교수
요즘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 사회적경제가 마치 불평등을 넘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정부가 제도적인 재정지원과 행정력을 동원하여 추진하고 있기때문에 자립성이 부족하고 정부 의존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는 일반 기업과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경계가 모호한 사례도 많다. 이쯤해서 과연 우리가 체질적으로 사회적경제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먼저 자문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의 경쟁과 효율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우리 몸은 거기에 잘 훈련되고 적응되어 살아왔다.
 
현대사회의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핵가족화는 개인주의적 가치로 우리 몸을 물질적으로 비만하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 우리가 입고자 하는 옷은 사회적경제라는 공동체 정신과 협동을 토대로 한 날씬한 비즈니스이다. 다시 건강하고 온전한 인간의 모습을 되찾고자 하는 것이다.
 
사회적경제라는 이 날씬한 옷이 좋기는 하지만 내 몸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의 1인1표와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는 그냥 수사에 불과하고 현실에서는 자본주의 방식 그대로 대표자나 소수 기득권자의 판단에 좌우되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자본주의 발달로 인한 빈부격차와 실업문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서 본다면 사회복지와 사회적경제는 동일선상에 존재한다.

사회복지는 인간의 빈곤과 질병문제를 국가책임으로 받아들여 정책적으로 제도화한 것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회복지수요와 부담은 증가하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늘어나는 복지예산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한다. 1970년대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정부재정 지출의 한계에 도달하여 복지예산을 삭감하기에 이른다.
 
특히 영국같은 경우는 복지예산을 감축하면서 늘어나는 복지욕구를 수용하는 방법으로 근로연계복지(workfare)정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것은 무조건적인 복지급여 대신 국민들을 일하게 만들어서 자립하게 하자는 복안이었다.
 
정부재정을 단순한 보조금 형태의 시혜적이고 자선적인 지원이 아니라 수급자의 자활을 인센티브 방식으로 전환하여 소위 복지급여를 근로와 연계되도록 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수급자를 위한 자활사업은 영국의 근로연계복지정책을 원용한 것이다.

최근들어 사회복지 분야에서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진 것도 이러한 정책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 즉, 사회적경제가 사회복지와 자연스럽게 만나고 있다. 기본적인 가치와 철학도 비슷하다. 실질적으로 초창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들은 거의 자활사업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이미 유럽이나 선진국의 노인 장애인 분야 사회서비스 사업들은 사회적경제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다. 실제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취지에서도 사회적협동조합은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위탁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형태였다.

따라서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복지에 가장 적합한 사업모델이다. 더구나 사회복지가 민간자본과 결합하여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마당에 사회적경제의 가치와 철학은 양자가 결합하는데 필수조건이다. 서울시는 작년에 국내 최초로 62개 아동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지적 장애아동에 대한 교육 사업을 보조금 지급형태가 아닌 사회성과연계채권(SIB)방식을 선택 하였다.
 
소위 사회복지를 자본투자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복지는 지역주민과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경제와 너무나도 닮았다. 이제는 사회복지사들에게 비영리 경영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때가 되었다.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마을 만들기에서부터 도시재생 심지어 문화 예술분야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경제는 아메바의 세포분열처럼 번식중에 있다. 사회적경제가 올바르고 정직하게 활용된다면 우리 몸은 빠르게 건강해질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와 국가 모두에게 윈윈하는 공동선이다.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찾아 지역주민과 공동체정신을 향유할 수 있는 성숙된 의식과 가치관이 형성된다면 우리에게 사회적경제는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지원이나 보조금만을 쫓아다니는 지대추구행위는 절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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