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수첩

  • 입력 2015.11.16 13:12
  • 수정 2015.11.16 13:13
  • 기자명 김대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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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열 시민기자
▲ 김대열 시민기자
내 자식의 높은 성적을 바라는 부모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단 10%의 학생들만 명문대에 들어가고, 나머지 수험생은 들러리가 된다.
 
이런 현실이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사태를 만드는 건 아닐까?프랑스의 대입시험에는 4시간 동안 3개의 주제 중 1개를 택해 논문 형태로 작성하는 철학시험이 있다. 대학생이 될 자격을 가늠할 뿐 아니라 일반시민에게도 교양의 잣대로 여겨진다.

그래서 모든 신문은 올해의 철학 문제를 톱뉴스로 다루고, 온 국민이 가정에서, 거리에서, 술집에서 함께 토론한다. 방송에서는 유명인사와 일반시민들이 참석하는 다양한 토론회가 펼쳐진다.그러나 한국의 대학에선 취업률이 낮다거나 학생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철학과가 폐쇄되고 있다.
 
얼마 전에도 한남대 철학과, 경남대 철학과가 없어졌다. 이처럼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인문학이 천시되지만, 여전히 우리의 삶에서 철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철학이란 학문 자체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의미와 가치나 인간과 사회의 근본을 찾아주기 때문이다.프랑스에서는 대입시험을 통해 ‘정의, 권력, 죽음, 노동, 자유, 행복, 의무’ 등에 대한 집단적 성찰이 이루어진다.
 
이처럼 철학은 주체적인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게 하는 지성과 반성의 학문이기도 하다. 인문적 사유를 경험하지 못한 대통령과 정치인, 철학이 없는 CEO의 존재는 사회를 황폐화시킨다. 사실 그들은 성장과정에서 철학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박근혜가 그 아버지에게서 어떤 철학을 배웠겠는가? 나폴레옹이 1808년 '바칼로레아'를 만든 이유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시민을 길러내기 위해서'였다.
 
오늘날 프랑스의 문화적, 정치적 수준은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은 높은 시민의식과 더불어 사는 공생철학이 있기에 가능하다.전국 대학교 정문에 찰떡과 엿을 붙여대는 이땅의 수능시험 풍경을 보면서 프랑스 대학입학제도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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