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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의 미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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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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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향 학예연구사
이야기 풀어내기

나주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시관광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손잡고 ‘도시 인문학 콘서트’를 진행했다. 나주읍성의 5개 장소에서 다섯가지 이야기로 풀어낸 이 콘서트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주읍성을 한국에서 드물게 ‘살아 숨 쉬는 읍성도시’라고 한다. 낙안읍성, 해미읍성, 고창읍성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읍성의 공통점은 박제화되었다는 것이다. 읍성 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이주시키고 다시 조선시대의 관아와 성벽과 성문을 지었다. 읍성이란 도시를 지키고 상징하던 것인데 사람은 간 데 없고 덩그러니 21세기에 지은 건물과 성벽만이 재현된 것이다. 아니면 낙안읍성처럼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꾸며진 셋트장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나주읍성은 비록 성벽과 성문이 완벽하게 남아있거나 복원되지 못했지만 사람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과거에도 살아 왔고 지금도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읍성도시 나주에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바로 도시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일이리라. 이번 도시인문학 콘서트가 바로 그 이야기 풀어내기의 출발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다섯 가지 이야기

금성관, 서성문, 조선시대 오일장터, 옛 나주잠사공장, 옛 나주역. 나주읍성의 시대적 흐름과 역사적 상징성을 대표하는 다섯개의 장소이다. 금성관은 천년 나주목의 상징이자 나주인의 정신을 시대마다 담아냈던 곳으로 규모와 격을 따지자면 전국 객사 중 으뜸이다.

서성문은 나주읍성 4대 성문 중 동학농민군과의 격전지이며 성벽 중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오일장터는 조선시대 전국 장시의 발상지 나주를 자랑할 만한 곳이며, 옛 나주잠사공장은 잠업의 메카였던 나주의 과거 속에서 누에에서 실을 뽑듯 여공들의 이야기가 줄줄이 나오는 곳이다. 옛 나주역은 그 유명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로 우리 모두가 함께 나주의 정신을 이야기할만한 곳이다.

그래서 금성관에서는 나주의 예인들을 모아 격조 있는 예술잔치를 벌였다. 나주의 음악인 삼현육각, 정광수제 판소리, 안기옥류 가야금산조, 호남검무, 나주 들노래 등을 통해 나주 전통예술의 진수를 맛보았다.
 
서성문에서는 동학농민군과 수성군들의 이야기를 시민연극으로 선보였으며, 오일장터에서는 줄타기를 비롯해 떠들썩한 장터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과 나라를 뛰어넘는 장터예술을 맛보았다. 옛 나주역에서는 항일정신을 기념하는 공연과 영상으로 새삼 정신을 가다듬게 했으며, 옛 잠사공장에서는 잠사와 여공들의 이야기를 노래와 연극과 시로 풀어내면서 색다른 맛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주 이야기가 참으로 맛있고 멋진 것들임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나 이 다섯가지의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나주가 살아온 세월을 쉽고 재미있고 아름답게 가슴에 품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연극단

그중 서성문에서 보았던 시민연극단의 모습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보았다. 121년 전의 이야기를 지금의 나주인들이 살려내는 것은 참으로 가슴 설레는 일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역사가 살아나고 시민예술이 만들어지고 또 하나의 문화관광 콘텐츠가 탄생하는 희망이 생겼다.
 
나주인 스스로 나주의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다른 도시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 이것이 진짜 도시재생이고 문화이고 관광일 것이다. 연극, 음악, 미술, 사진,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있다. 최근 들어 시민예술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문화의 수요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어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나의 것을 나누고 행복에 이르는 환경 속에서 같이 놀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같이 놀아보자

우리 같이 놀아보자. 다섯 가지 이야기를 우리 식으로 자꾸자꾸 재탄생시켜 보자. 남의 것을 흉내 내거나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가 가진 멋진 꺼리를 우리 식으로 뽑아내었으면 한다. 누에에서 오색실이 끝도 없이 풀려 나오듯이 우리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것들을 엮어서 우리 스스로가 행복하고 또 상품으로 만들어 남들까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살아 숨 쉬는 나주읍성’은 ‘함께 숨 쉬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고 진짜 구경꺼리가 될 수 있다.
자, 지금부터 다섯 가지 이야기를 또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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