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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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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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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려대학교
            박상하 교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떠난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난지 2년이 되어간다. 생활고였기에 더욱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그리고 정직하게 살아보려는 착한 사람들이었기에 잊을 수 없다. 국가의 복지정책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기본선은 지켜져야 한다.

복지의 기준을 윤리적인 도덕과 양심에 따라 구체적인 법으로 정하기는 어려워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회적 적절성은 필요하다. 세 모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과금을 밀리지 않고 납부했다고 한다.
 
정 반대로 호화생활을 하면서도 세금을 고의적으로 안내는 사람도 많다. 현재 고액 체납자만 2천명이 넘고 3조8천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부끄러운 일이다. 세금을 못 받아낸 정부당국도 문제지만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스스로의 문화와 가치관을 투영하는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압축 성장을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자본주의의 경제성장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더 빨리를 좋은 가치로 받아들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분배나 사회정의에는 둔감했다. 그렇지만 어떤 가치를 우선하느냐는 나라마다 선택의 문제였다.
 
얼마 전 거대강국인 미국이 중산층 대책을 논하는 것이 뉴스거리로 등장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미국도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갈등이 커지자 덴마크모델을 들고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거론되었던 복지정책은 정치적 전략이거나 꼼수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논쟁의 결말은 항상 재원문제로 결판난다. 또한 이념적 잣대로 잠시 양분될 뿐 이슈가 사라지면 누구도 관심이 없다.
 
올해 5월 재미난 책이 나왔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경제학자가 쓴 복지사회에 관한 내용이다. 그가 말한 결론과 내용에는 일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은 공감할 수 있다. 결론은 복지국가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번 무거운 세금 때문에 복지를 포기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또 그렇게 설득당해 왔다. 변명 아닌 변명과 잘못된 판단으로 복지를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입증된 것임에도 믿지 않는 사실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은 복지 지출이 많은 나라는 정부 부채가 많다는 것이다. 혹은 복지국가는 효율이 낮다는 경구이다. 더 나가면 복지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제 복지정책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선진국들은 이미 경험했고 그 결과로 인해 삶의 질이 달라져 있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정부의 감세 정책은 대표적 사례이다. 핵심은 규제를 풀고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주는 공급주의 경제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레이거노믹스가 기대한 낙수 효과는 없었고 재정 적자도 해소하지 못했다.
 
오히려 레이건 정부의 감세 정책은 중산층을 붕괴시킨 주범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흔히 사회보장은 있을지 몰라도 복지는 없는 나라라고 말한다. 저소득 중심의 후진국 복지와 다를 바 없다고 해서 지금 북유럽을 공부하는 모양이다. 북유럽은 복지를 거꾸로 생각한 나라들이었다.
 
복지지출을 투자나 생산으로 인식했으며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복지라고 여겼다. 그들은 나태한 것이 아니라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안 것이다. 19세기말 세계 최초로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한 독일이나 20세기 초 북유럽 국가들은 모두 유럽의 낙후된 지역들이었다. 오히려 그들 국가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복지에 신경 쓴 것이다.

오늘날 북유럽의 성공은 성장과 분배가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달성 가능하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더불어 복지국가를 반대하는 부류는 기득권이나 부유층이며 권력지향의 경제학자로 지목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복지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는다 해도 사회적 정치적 합의가 없다면 가까이 할 수 없을 것이다. 송파 세 모녀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어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복지국가는 우리가 희망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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