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신가요?

  • 입력 2016.03.14 13:57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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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빠짐없이 챙겨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다.
조선 건국을 앞두고 이성계와 정도전을 중심으로 기틀을 마련하는데 중심축이었던 6명의 이야기를 담은 ‘육룡이나르샤’다.

6명 중에서 3명은 실존인물이 아닌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런대로 개연성을 갖고 있는 인물군이어서 별다른 거부감 없이 시청하고 있다.

실존인물로 분류되는 이는 6룡 중에서 초대 임금이 되는 이성계, 조선건국의 기틀을 세운 정도전, 그리고 왕자의 난을 일으켜 조선 3대왕이 되는 이방원은 역사적 실존인물이자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지금까지 전개상 실질적 주인공은 태종 이방원이다.
사대부들의 나라를 꿈꿨던 정도전과 달리 강력한 왕권확립을 중요시했던 이방원은 결국 정적들을 모두 숙청하고 조선 3대왕에 즉위한다.

성군은 아니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초기 조선의 왕권과 기틀을 세우고 그의 아들인 세종이 문화와 과학의 전성기를 만들어간다.

이렇게 드라마까지 거창하게 들먹인 것은 이방원이라는 주인공이 정치에 대해 자신의 측근들에게 읊조리듯 밝힌 적이 있어서다.

이방원의 호위무사인 무휼이 이방원에게 묻는다.
“왜 나으리는 정치를 하려고 하십니까?”

이때 이방원이 나지막이 속삭이듯 또는 마치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자신이 꿈꾸는 정치를 늘어놓는다.
“백성들이,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이 밝게 웃는 것을 보고 싶다.”
“정치란 것이 뭐 별것이겠느냐, 모든 이들이 웃고 행복해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정치 아니겠느냐?”
이것이 이방원이 생각하는 정치였다.

자신도 행복하고, 주변도 행복하고,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것.
작금의 나주를 빗대어 이 행복이라는 단어를 정치에 적용하면, 어떤 답이 나올까?
또는 자신이 적임자라며 나온 후보자들에게 이 물음을 한다면 어떤 답들이 나올까?
굳이 답을 예상하자면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후보자들 자신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 같고, 이들을 바라보고 표를 찍어야 하는 유권자들도 별로 행복해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정치가 또는 선거가 지역을 분열시키고, 공동체를 붕괴시키고, 민심까지 병들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성숙치 못했던 유권자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치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 기필코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 패권, 평소에는 지역에 그 어떤 공익적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뻔뻔스러운 작태, 자신의 정책이나 장점보다 상대방의 약점만 들추는 고소고발식 정치행태는 기실 정치인들이 만들어 온 풍토다.

이번 총선에도 여러 후보들이 얼굴을 내밀고 나주를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친다. 평소에 지역에서 밥 한끼 제대로 먹고 지냈는지, 이웃들과 함께 크고 작은 행사를 함께 고민해왔는지, 과연 그 분들이 평소에 어디에 있었는지는 굳이 묻고 싶지 않다.

다만, 가슴에 손을 대고 스스로 자문해보길 권한다.
무엇 때문에 정치를 하려고 하십니까?

그리고 또 하나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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