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 입력 2016.05.30 10:5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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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지역위원회의 지난 총선평가 현장에 다녀온적이 있다.
당 내부의 평가에 그치지 않고 외부에서 어떻게 지난 총선을 평가하고 있는지 들어보는 자리여서 나름 뜻깊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당 후보에게 안방을 내준 패배에 대한 쓰라린 평가현장이라서 내용도 역시 날것 그대로 진행된 느낌이었다.

지난 20여년 가까이 도의원부터 나주시장까지 연거푸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신정훈 의원이 왜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는지 다양한 분석들이 제시됐다.

특히 눈여겨 본 것은 더불어민주당, 아니 신정훈 의원의 패배 원인으로 국민의 당 바람이라는 내용이 언급되지 않은 대목이다.

대체적으로 패배원인을 내부의 문제점에서 찾았고, 외부인사들 역시 신정훈 의원과 그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행태나 자세에서 문제점을 많이 거론했다.

호남을 거의 싹쓸이한 국민의당 바람으로 인해 패배했다는 분석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많은 내부의 문제점에서 패배원인을 찾으려한 점은 높이 평가받을만 했다.

이날 평가자리에는 그동안 신정훈 의원을 지지했던 각 읍면동 책임자들을 비롯해 당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외부에서 평가한 분석내용을 꼼꼼히 적는이도 있었고, 발제자의 분석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도 많았다.

퇴직공무원부터 전현직 시의원 그리고 농민, 사업가 등 분야는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오늘의 신정훈을 있게 했고, 여전히 팬덤처럼 자리잡고 있는 현장이었다.

어느 발제자의 말처럼 “신정훈은 국민의당 후보가 그 누가 되었더라도 선거에서 졌을 것이다”라고 평가한 대목에서 그들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을까?

이날 평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신정훈의 부대(이른바 친신) 그룹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듯하다.

20년전부터 신정훈을 키워왔다고 자부했던 전통적 지지그룹의 열기가 예전과 달리 많이 식었다면 현재의 친신그룹은 흡사 다국적부대처럼 다양한 직업군과 부류의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가치중심적도 아니요, 정치중심적도 아닌 말 그대로 신정훈 인간 자체를 좋아하는 그룹들이다.
이들의 묻지마식 신정훈 지지는 때로는 심한 정서적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기끼리의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일명 확장성이라는 선거운동의 절대목표의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가 이번 선거의 성적표라면 과잉해석일까
강력한 지지그룹이 있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가장 큰 재산이 될수도 있지만 그러한 지지세력이 오히려 표의 확장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동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대중성을 담보하지 못한 선거조직은 후보에게 거대한 표의 장벽으로 가려질 수 있다는 분석은 그래서 눈여겨 봐야한다.

신정훈의 지지세력에 대한 원론적인 고민의 시작이 이 지점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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