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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무상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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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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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대학교
    박상하 교수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국민투표는 76.9%의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관심과 논란은 더 거세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 언론도 다른 어떤 사안보다 관심 있게 보도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럴 만도 하다. 기본소득은 어떤 심사나 노동의 요구도 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지급하는 소득이기 때문이다. 정말 꿈같은 제도가 눈앞에 와있다. 대략 월 300만원을 거져 준다는데 왜 스위스 국민들은 반대했을까 이유가 궁금하다.

가장 큰 이유로 대다수 국민들은 법이 도입되면 개인들의 삶의 질 향상보다는 놀고먹는 사람이 늘어나 경제가 망가질 것이라고 보았다. 스위스 정부도 법을 시행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3배가 넘는 248조 원의 정부 지출이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기본적으로 일하지 않는 자에게 무상복지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본소득 실시 여부를 떠나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와 배경도 궁금해진다. 사실 기본소득의 역사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엔클로저 운동으로 농민의 삶이 피폐하고 자본주의가 태동하여 인간의 상실로 이어진 시기였다. 질병과 악취가 진동하고 아동이 11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는 참담한 상황을 보고 토마스 모어는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면서 대화형식으로 쓴 소설이 유토피아였다.
 
그래서 그가 꿈꾼 이상적인 세상의 유토피아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곳이다. 그는 도둑들에게 무서운 형벌보다는 최소소득을 보장해주고 모든 사람에게 하루 6시간만 노동할 것을 주장하는 등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그가 헨리8세에 의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해도 소위 공상적 사회주의라 불리는 로버트 오웬, 프리에, 생시몽 등 인권과 사회변혁에 혁명적 단초를 제공하였다. 결국 기본소득은 도둑질에 대한 라파엘의 해법으로 제시된 최소소득이란 개념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유토피아가 1516년 출간되었기 때문에 올해로 5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본소득의 역사는 오래된 담론이며 자본주의가 발달한 오늘날 복지정책으로 가난을 퇴치하는 방법과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나미비아, 인도의 빈민지역에서 실시된 기본소득 시범사업과 달리 OECD국가들은 오히려 기본소득 도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5년 핀란드 중앙정부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시 등 30개 도시,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과 캘거리, 미국 오레곤주 등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성남시가 청년배당정책을 기본소득 개념으로 구현하고 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일하지 않고 노동의 조건에 상관없이 무상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와 무임승차문제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스위스 국민들의 여론조사 결과는 다르다.
 
기본소득이 지급될 경우 일을 그만두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사실상 기본소득이 근로의욕을 감소시킬 것이란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가 재정부담도 과도하게 추정하고 있다고 보았다.

물론 기본소득 도입방안은 나라마다 경제적 조건이나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효과를 낙관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독일이나 스페인, 브라질과 같은 국가들은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노벨상 수상자인 밀튼 프리드먼, 조지 스티글러, 제임스 토빈 등이 본격적인 도입을 주장했었고 이후 정치적인 사안으로 자주 등장했다.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는 경제위기에 항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사회구성원의 안녕과 행복추구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제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국가들이 기존 복지제도를 통합하여 기본소득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복지는 후퇴할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토마스 모어가 꿈꾼 모든 인간에게 자유와 평등 그리고 행복을 생각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대안을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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