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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부검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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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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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수 변호사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사자(死者)에게도 명예가 있습니다. 우리 형법은 제308조에서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 중 가장 강력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에 따라 형법규정과 같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것이라는 답변도 있겠지만 저는 부검도 그에 못지 않게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검에 직접 참여할 경험이 없으시겠지만 저는 사법연수원에 있을 때 검찰시보의 신분으로 부검에 참여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요양병원에서 돌연사를 한 분과 화재사고로 소사를 한 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섭기도 하고 꺼림직 하기도 해서 멀찍이 서 있다가 저도 모르게 팔짱을 끼었는데 관계자분들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지적하여 그 때부터 경건한 마음으로 부검과정을 지켜봤던 기억이 납니다.

나체로 수술대에 눕혀 의도가 어떠하든 신체를 자르고, 가르며 예상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부검의 모든 과정이 종결되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인격적 수치심과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부검을 당하지 않는 인생의 종말을 맞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사자에 대한 부검은 반드시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결론을 갖게 됐습니다.

이렇듯 부검은 사자 및 그 유족에 대한 심각한 인격권의 침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필요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 사망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백남기 농민은 2015. 11. 14. 경찰의 직사살수에 의한 압력으로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고 피해를 입은 직후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며 ‘당시’ 검사결과 외상성 경막하출혈과 지주막하 출혈로 인한 뇌탈출증 및 두개골, 안와, 광대 부위의 다발성 골절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백남기 농민이 경찰 직사살수에 의해 전도된 상황, 경찰의 집중 표적 살수에 의해 1미터 이상 뒤로 밀린 상황, 병원으로의 이송까지 그 전 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져 있어 어떠한 의문의 여지도 없습니다. 유족도 고인의 사망이 경찰의 직사살수행위로 인한 것임이 명백하기 때문에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혀 왔습니다.

요컨대, 백남기 농민에게 직사살수를 하였던 살수차량의 CCTV 영상, 그리고 송파소방서 구급활동일지, 초기 병원 CT촬영을 비롯한 일체의 진료기록이 사망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밝혀주기 때문에 부검을 하지 않고도 법적, 의학적 인과관계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할 것인바, 부검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이라도 검경은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사망에 대한 책임자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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