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 입력 2016.11.14 14:1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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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가 3만8천키로평방미터밖에 되지 않는 조그마한 나라.

인도와 중국 사이의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남아시아 나라로 인구 74만명에 GDP 20억달러로 세계 169위의 가난한 나라로 알려진 부탄.

그런데 이렇게 가난한 나라를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나라로 꼽는데 이견이 없다. 온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나라가 부탄이다.

전문가들은 부탄의 높은 행복지수를 개발에서 찾지 않고, 강대국을 부러워하지 않으며, 산업발전보다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더 높게 사는 철학이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난하지만 온 국민이 행복한 나라.
2011년 영국신경제재단(NEF)이 발표한 국민총행복지수에서 부탄은 1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62위를 차지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며 전 세계에 자랑할만한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고 배워왔던 우리 국민들이 저 가난한 부탄보다 더 불행한 셈이다.

그것도 한참.
부탄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무작정적인 개발이나 발전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아무리 나라가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해도 그 안에 속해있는 국민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나라는 불행한 나라다.

지역발전과 경제발전의 상승만큼 국민들이나 지역민들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부탄을 배워야한다.

이렇게 부탄이라는 작은 나라를 언급한 것은 최근 나주시가 보여준 일련의 행정행위에 대해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싶어서다.

나주시는 혁신도시의 경기활성화라는 미명아래 클러스터 부지에 대해 지구단위 변경, 또는 용도변경에 대해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일체의 상업 행위를 할 수 없고, 그 부지에 맞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 개발하게끔 지정한 것이 클러스터 부지인데 이러한 부지들이 최근 경기활성화라는 미명아래 슬그머니 근생지역으로 일부 허용되고 있다. 다른 이들에 비해 땅값을 훨씬 저렴하게 분양받아 놓고 후에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상대가 없다면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에 의해 이해될 수도 있지만 상대가 있을때는 다르다. 원칙과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인해 상대적 피해를 봤다고 여긴다면 어느 누가 수긍하고 이해해주겠는가?

비싼가격으로 상업용지를 분양받은 이들이 자기들만 불행하다고 여기는 이유다.
또 하나 윤상현 의원에 대한 나주명예시민패 수여 헤프닝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시민들의 자존감마저 감안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설혹 윤상현 의원의 도움으로 지역이 발전됐다하더라도 시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까?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라는 역사적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던 나주시민들의 자존감은 어디에서 찾아야할까?

개발지상주의에 함몰하면 수백년간 암묵적으로 시켜져왔던 공동체도 무시되고, 지역의 역사성마저 훼손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나주시는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좀 더 못살아도 차별받지 않고, 좀 더 가난해도 원칙이 지켜지고, 서로 시기하지않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나주를 만들고 싶다면 우리는 부탄이라는 나라에게 배워야하지 않을까?

영화 배테랑에서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동료 형사에게 했던 말로 끝을 맺는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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