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입력 2016.11.21 14:23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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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학생 시절에 선배들한테 주구장창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를 구지 꼽으라면 ‘현장’이라는 말을 꼽는다.

민주주의는 책이나 토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배우라는 말이다.
이 말이 정치권에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로 대치되기도 한다.

현장, 어찌보면 때와 장소를 가리키는 단어 하나가 이렇게 함의적 요소와 역사성까지 담고있는 보면 분명 예사롭지 않는 단어인 것 만큼은 분명하다.

지금 그런 현장이 전국적으로 마련되고 있고, 이곳 나주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르는 이가 없는 이름 석자, 최순실이 아이러니하게도 작금의 역사적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현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년 각 부문별로 현장은 존재했었고, 현장은 치열한 생존을 위한 전쟁터였다.

해고에 맞선 노동자들의 현장은 이전보다 더 확대됐고,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재개발을 막기 위한 원주민들의 눈물겨운 현장도 항상 있어왔다.

벼랑 끝에 몰린 농업과 쌀 한톨이라도 지키고자 했던 농민들의 함성도 매년 있어왔고, 민영화 반대와 성과급제를 반대하는 공무원들의 투쟁현장도 항상 우리들 곁에 있었다.

그러한 현장은 한시도 우리 곁을 떠난 적이 없었지만 우리들은 그 현장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애써 눈돌렸는지도 모른다.

그저 먹고살기 바쁘거나, 우리들과는 상관 없는 일로 치부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현장은 분명 다르다.

부문별 현장이 아닌 대한민국 국가를 지키고자 하는 거대한 현장으로 바뀐 것이다. 우리들의 문제가 아니었던 현장이 이제는 우리들의 문제가 되어버린 현장이 됐고, 우리 모두의 공통사항이 되어버렸다.

최고의 지성이 모인다는 대학교마저 부당한 권력에 농락당하고, 엄정한 법률로 힘없는 이들을 지켜줘야 할 검찰이 권력에 엎드리고, 국가경제를 이끌어 갈 대기업들이 스스로 불법 상납하는 나라를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겠는가?

지금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장은 분명 우리 모두의 현장이다.
노동자들만의 현장도 아니요, 활동가들만의 현장도 아니요, 정치인들의 현장도 절대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의 현장이다,

이 현장에는 민주주의의도 있고, 인격도 있고, 양심도 있는 살아있는 삶의 교육의 현장이다.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팔팔뛰는 양심의 현장이다.

들고 있는 촛불은 자신의 양심이며, 들고 있는 피켓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함께 외치는 구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이며, 함께 걷은 길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다.

수능도 끝났겠다. 이제 아이들에게 팔팔 살아숨쉬는 민주주의의 현장으로 안내하자.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소리도 질러보자.

“이 나라는 니네들 나라가 아니고, 우리들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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