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농협, 경매 역할 갈수록 퇴조

조합원은 외면하는데, 언제까지 중간상인 탓만

  • 입력 2018.12.14 14:25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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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면의 과수농가 정 모씨는 이번에도 배 공판을 나주배농협이 아닌 광주지역 공판장으로 출하했다. 자신이 속해있는 조합이자 가까운 나주배농협을 외면하고 먼 광주소재 공판장에 배를 출하한 것이다.

왜 그럴까? 원인은 가격이다.
과수농가 입장에서 배를 출하하는데 나주배농협보다 거리는 더 멀지만 광주농산물공판장이 더 가격을 더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부산이나 서울에까지 출하하는 농가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갈수록 나주배농가들의 나주배농협 공판장 이탈은 계속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배농협 역시 이러한 현상을 부정하지 않는다.
나주배농협 관계자는 농가들의 고령화, 직거래 확대, 포전매매 등으로 인해 나주배농협 경매기능이 예전에 비해 훨씬 줄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게다가 농가들로부터 경매를 통해 배를 매입하고 매입한 배를 전국에 판매하는 중간상인들의 규모가 타 공판장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퇴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주배농협 경매역할이 더 이상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농가들의 입장은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금천면의 이 모씨는 “조합장 후보들이 선거철만 되면 농민들은 품질좋은 배만 생산하면 되고 조합이 제값을 받아 판매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큰소리 치지만 구호로만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조합이 조합원을 상대로 신용사업에만 메달리지 약속한대로 판매사업에 있어서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한다는 불만이다.

왕곡면의 한 과수농가 박 모씨도 “나주배농협의 공판과 관련해 일부 몇 농가만 제값을 받지 소농이나 일반농가들은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예전에는 새벽부터 농가들이 공판장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지금은 너무 한가하다. 그만큼 농가들이 나주배농협 경매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실상 조합원들이 기대를 안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주배농협이 이대로 가서는 안된다는 농가들의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공산면의 정 모씨는 “중간상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유인책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농가들이 조금이라도 더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든지 해야하는데 때만되면 보험이나 가입하라고 하고, 자재나 판매하려고 하지 조합원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나몰라라 수준이다. 어느 조합원이 조합에 대해 애정을 가지겠는가? 농협이 변해야한다. 조합을 위한 조합이 아니라 조합원을 위한 조합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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