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 2019년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에게 듣는다

  • 입력 2019.02.19 15:07
  • 수정 2019.02.19 15:08
  • 기자명 나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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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일정에 맞춰 혁신도시에 에너지 관련 특목고 설립 추진
전남의 작은학교, 다양한 빛깔을 지닌 학교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 장 교육감이 취임 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민주시민으로서 학생들의 교육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고 성과도 나타나는 듯하다. 올해 진행되는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교육기본법 제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교육이념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민주시민교육 요소를 강화하고 민주적 학교문화 정착을 위해 민주시민학교 22교를 선정하여 운영하고, 학교별 우수사례가 전남의 모든 학교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혁신학교가 교육과정과 학교운영 혁신을 통해 민주시민을 기르는 모델학교의 역할을 하였다면 민주시민학교는 학교혁신 모형을 일반화하여 주변 학교로 확산시카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자 안중근의사 의거 11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다. 호남의 주권회복과 민주주의의 사적지를 발굴하여 학생들이 역사를 체험하며 민족 자긍심과 정체성을 발견하는 생태․평화 남도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한다.

또한 남북 평화와 통일의 기운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 시대에 대비하는 평화통일 교육 확대와 함께 전남통일희망열차학교를 운영한다. 남북교육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제정과 남북교육교류기금 조성에도 힘쓸 것이다.

더불어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자율성을 체득하며 삶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학생자치활동 활성화와 민주적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학교자치조례 제정도 추진하고자 한다.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는 전남형 체험프로그램인 청소년미래도전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여기에 생태․평화, 노동·인권, 다문화, 세계시민성 함양교육으로 전남의 학생들이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도록 키워내도록 하겠다.

■ 취임 이후 우리 전남교육의 현황 파악 시 가장 시급한 문제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여기에 대한 새로운 정책은?

전남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학생중심 교실개혁이다. 교실이 변해야만 우리 아이들이 미래사회의 인재로 커갈 수 있다.

교실혁신의 핵심은 수업과 평가의 혁신이다. 토론수업, 거꾸로수업, 협력학습, 프로젝트학습 등 학생참여형 수업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 수업을 나누고, 연구하고, 모범사례를 공유해서 학교 수업에 다시 적용하는 교사들의 자발적인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시키겠다.

또한 4차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창의·융합교육도 활성화시키겠다. 수학, 과학, 소트트웨어, 영재교육 등을 통합 지원하는 전남형 창의·융합교육 지원센터를 구축, 운영하고자 한다. 여기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원하는 활동을 기획하고 일정기간 동안 실행, 평가, 성찰하는 과정을 거쳐서 자아를 찾고 꿈을 실현해나가는 전남형 학생프로젝트인 미래도전프로젝트도 실시한다.

■ 중앙정부 차원의 교육목표도 있을 텐데요. 올해 국가차원의 중요한 교육목표 몇 가지는 무엇이고, 혹시 전남교육과 실정이 안 맞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는 것인지요?

교육부는 새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나라 실현을 위해 모든 아이에게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보장하고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복지를 보장하고 있다. 전남교육 역시 민주주의, 혁신, 미래의 3대 가치를 바탕으로 모두가 소중한 혁신전남교육을 실현하려고 한다.

보편적 교육복지 차원에서 올해부터 고등학교 완전 무상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3월부터 고등학교 1학년은 완전 무상교육이 실시된다. 빠르면 9월부터 고등학교 2, 3학년에 대해서도 무상교육을 실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30만원 상당의 교복이 무상으로 지급된다. 내년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도 지급된다. 뿐만 아니라 농산어촌 아이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서 에듀버스, 에듀택시 제도가 도입됐다. 다문화 학생, 특수교육대상 학생 그리고 학교 밖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교육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최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나가도록 하겠다.

■ 현재 사회 곳곳에서 여러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유치원 방과 후 과정 기간제 교사들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교육감실을 5일간 점거하는 사례도 있었다. 장 교육감님의 리더십의 조정 능력에 대해?

전남교육청엔 다양한 구성원들이 일한다. 일반직과 전문직이 있고, 교장, 교감, 교사, 교육공무직이 있고, 본청, 직속기관,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노동조합만 해도 전남교육청 산하에 10개가 있고, 또 여러 협의회가 있다. 관료적인 권위적인 교육행정 시스템이 60여 년 지속되어 오면서 다양한 구성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간 경청과 소통을 통해서 이제 그분들의 입으로 말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전남교육 혁신을 위해서 조직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아울러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항상 우리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 체육계 성폭력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전남은 어떻게 대응하나?

학생선수 인권 보호와 학교운동부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신속하게 예방대책을 세우고 지난 1월 25일 학교운동부 지도자 332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및 인권보호 연수도 실시했다.

초·중학교 학생선수들의 합숙훈련은 전면 금지하고,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외부 학생선수 또는 원거리 학생선수를 제외하고는 합숙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행정 조치를 취했다. 이번 기회에 더욱 더 강도 있는 컨설팅을 실시하겠다.
 
특히, 학생선수와 성별이 다른 지도자가 운영하는 학교운동부와 합숙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컨설팅할 계획이다.

■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전남교육청 조직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사실 지난 10여 년 간에 걸쳐 전남의 학생 수는 10만 명 가량 줄었다. 학교도 많이 줄었다. 그런 반면에 도교육청과 직속기관의 조직과 인력은 약 30% 가량 늘어났다. 그래서 시대적 흐름에 맞게 과감히 줄이려고 했다.
 
인력과 업무를 축소하고, 시군 교육청에 내려 보내는 일이다 보니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과 갈등이 제기됐다. 결국 그게 이유가 되어 전남도의회의 조례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도민과의 약속을 담은 조직개편을 교육규칙 개정을 통해서 3월 1일부터 부분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학교지원센터 설립과 2019전남교육혁신에 필요한 팀(혁신학교, 민주시민교육, 인권보호 등)을 신설, 재편 또는 일부 폐지할 것이다.

학교지원센터는 지역특성별로 4개 영역, 도시형, 도농복합형, 농어촌형, 도서벽지형으로 구분하여 10개 교육지원청에 우선 시범 구축하여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학교와 교사들의 교육 외적인 업무 무담을 대폭 줄여줄 수 있다. 더불어 올해 운영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해서 22개 시군 교육청으로 전면 확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 3월 1일부터 22개 교육지원청에 학교혁신팀을 신설하려고 한다. 학교혁신팀은 기존 인재육성 지원 업무에 더해서 혁신학교, 혁신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의 교육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일을 맡게 된다.

■ 나주혁신도시에 한전공대가 새로 설립하기로 하는 등 전남교육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변화의 시너지효과, 교육청은 어떻게 변화에 준비하고 있는가?

전남교육청은 한전공대의 개교 일정에 맞춰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관련 특목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남도청·나주시청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특목고의 설립 허가 및 부지 확보 방안, 지자체 협력, 예산 확보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특목고 설립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산업인 에너지 산업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여 산업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 장석웅 호 전남교육의 변화, 지역과 외부 기관 단체들이 함께 나아갈 정책이나 방향이 있다면?

전남지역 출생아 수는 2004년 17,256명에서 2017년 12,354명으로 약 28% 감소했다. 학생수도 2000년 34만 여명에서 2020년 19만 여명으로 20년 사이에 약 42% 감소할 예정이다. 농산어촌 인구가 계속 줄어서 소멸 위험에 있는 군이 16개나 된다.

다행히도 작은학교는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남의 작은학교가 다양한 빛깔을 지닌 학교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하지만 작은학교는 학교나 교육청만의 힘으로 살리기는 어렵다. 마을이 살아야 학교가 살고, 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산다.

교육참여위원회는 전남교육의 주요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지역사회의 참여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교육자치를 구현하기 위한 교육관련 민관거버넌스 기구다. 참여위원을 학생, 학부모, 교직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 대표성을 지닌 분들로 구성하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지역교육 현안에 관한 의제를 발굴, 심의하여 이것을 시·군 교육정책에 반영하고, 주민추천교육장공모제, 시민감사관제, 주민참여예산제 등에 참여해서 주민참여와 주민통제의 교육자치 원리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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