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위, 그리고 지역정서

  • 입력 2019.08.06 14:17
  • 기자명 박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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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 같았던 나주SRF열병합발전소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지역난방공사는 혹시나 쓰레기연료사용 불가가 결정되면 그동안 투자한 손실분에 대해 책임주체가 없다며 합의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나 나주시는 민관협력 거버넌스라는 공론화과정을 거친 주민숙의형 민주주의 결정을 토대로 해법을 기대했지만 현실적인 돈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범대위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다. 난방공사의 돈벌이 욕심이 오늘같은 직접적인 화를 불렀다는 주장이다. 난방공사는 나주시와 협의 없이 광주권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청정빛고을(주)이라는 회사에 지분까지 투자하고, 그 회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해 이곳 나주에서 광주권쓰레기까지 태워서 해결하려는 탐욕이 부른 참사라는 것이다.

그렇게 욕심을 부리다 주민들이 거부해 어렵게되자 이제와서 그동안 투자한 돈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땡깡부리는 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암튼 그동안 지역을 극심하게 갈라놓았던 나주SRF 문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 범대위를 따로 때어놓고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오늘 필자는 범대위가 그동안 지역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범대위 일부에서 sns를 통해 다분히 마녀사냥식 분위기를 연출하겠지만.....

2년전 범대위가 출발할 때 필자도 한전kdn 사거리에서 있었다. 수천명이 모여 쓰레기연료사용 반대를 외치며 모금함이 돌았고, 시민들의 단결된 한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지난한 투쟁 속에 동력은 급속히 떨어져갔고, 정예부대처럼 소수의 활동가들이 2년 넘게 쓰레기연료반대투쟁을 이끌어왔다.

내 집앞에서 타지역 쓰레기까지 가져와 하루에 500톤 가까이 매일 태운다는데 그 위험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민들의 광범위한 참여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원인에 대해 필자는 범대위의 배타적 투쟁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범대위의 주장과 조금만 뜻이 달라도 마치 쓰레기연료 사용 찬성론자로 몰아가는 범대위 내부의 배타적 투쟁성향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대표적으로 범대위의 막말이 이에 해당된다. 범대위는 범대위의 주장과 조금만 다르면 극심한 거부감을 여과없이 표현했다.

“한난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아 처 먹었는지.....”
“자기 자식들이 다이옥신에 걸려 죽어봐야 알지......”
“시민을 위하는 제대로 된 정치인이 나주에는 하나도 없다....”
“시민들은 죽어가는데 제대로 보도도 안하는 기레기가 너무 많다....”

게다가 특정 정치인(범대위와 일부 뜻이 다른)들은 만만한 안주감보다 못했다. 온갖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이 여과없이 튀어나왔다.

한 예로 시청앞 규탄대회에서 사회자는 범대위가 그동안 남을 비방하거나 조롱한 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말해놓고, 뒤이어 위원장이 범대위와 뜻을 달리하는 특정인 세명을 “백여시 같은 분과 비열한 사람, 그리고 황당한 분”이라며 백 모씨, 김 모씨, 황 모씨를 싸잡아 거론하며 군중들을 선동하기까지 했다. 일명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것에 대해 마녀사냥식 분위기를 드러내놓은 셈이다.

이러한 범대위의 막말과 내부 정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분들의 뜻이 타당하고 옳으니 행동방식이나 막말까지 이해해줘야 할까?
그동안 지역현안 문제에 대해 범대위가 지난한 투쟁을 이어온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으로 지역사회의 소금역할까지도 기대한다. 다만 내부에 꿈틀거리는 배타적 투쟁성, 나와 뜻이 다르면 모두가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과, 타인에게 상처만 남기는 막말만은 제발 그만해 달라.

당신들의 그 막말과 배타적 투쟁성이 쓰레기연료사용반대라는 투쟁의 확장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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