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도 세금 안 내고 싶다

시민들도 세금 안 내고 싶다

  • 입력 2004.11.22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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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총파업이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그 동안 억울하게 공직생활을 해 왔으니 이번에야말로 꼭 권리를 찾으라고 응원하고 있을까?



아니면 공무원들의 기본적인 노동자로서의 권한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짓밟는 공권력에 대해 공분을 느끼며 앞장 선 공무원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을까?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민주화를 위해 공권력에 대항했던 대학생들을 숨겨주던 대학가의 상인들도, 서울 여의도에 모여 검게 그을린 주름진 이마위로 수입개방반대 머리띠를 두른 촌로들에게“우리의 고향도 전라도인디”라며 친근감을 보여주던 서울의 시민들도, 1500여명이라는 대량 실직을 일으켰던 전교조 선생들의 참교육에 대한 열정을 말없이 응원하던 수많은 학부모들도 이번 공무원노조의 총파업에 대해서만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초유의 IMF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직업은 단연 공무원이었다.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아래 대량 실직자가 양산될때도 가장 부러움을 받았던 이들이 있다면 단연 공무원들이었다.



왜 그렇게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사회가 어려울수록 경제가 어려울수록 선망 받을 수 있는지는 공무원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바로 정년이 보장된 신분보장이다.

이러한 신분보장은 곧 직업적 안정과 생활안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 침체 속에서도 모든 직장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공무원들이 일반 기업체의 노동자처럼 그렇게 노동3권을 요구한다면 똑 같이 노동3권을 보장해주고 신분보장을 없애자고 한다. 그렇게 한다면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현재 공무원들의 주장과 요구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국민들은 없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핸드폰이 사회문제 되듯이 적어도 시기와 장소를 잘 못 골랐다는 지적이 많다.



총파업에 앞서 시민들이 어떻게 공무원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냉철한 판단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들 세금으로 월급주니까 할 짓 안 할 짓 다한다는 비판은 없는지, 이 기회에 실업자의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는 없는지, 우리도 세금 아까워서 못 내겠다는 시민들은 없는지.......한번쯤 돌이켜봐야 할 때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어떤 노래가사처럼“너흰 아니야 너흰 아니야 너희는 제발 나라걱정 좀 하지마......”라는 비참한 대상으로 전락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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