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식의 건강칼럼

김일식의 건강칼럼

  • 입력 2005.12.06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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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갈등

-칼융의 심리분석학적 관점-



우리나라 결혼한 여성 중 신경증 환자들은 크게 2가지 삶의 한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남편에 대한 불만, 다른 하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시어머니를 중간에서 조절하지 못한 무능한 남편에 대한 불만으로 초점이 바뀌고 있다.

이들로부터 남편의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세상에 그런 나쁜 사람이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충격적이다.

“시동생이나 자기 부모를 위해선 발 벗고 나서지만 나한테는 무조건 참으라고만 한다.” “불평을 해도 아예 듣질 않는다.”

“벽에다 대고 말하는 셈이다. 더 이상 못 참겠다.” “나도 이젠 내 마음대로 할 것이다.”“남들은 다 좋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만 돌아오면 꾸어다놓은 보릿자루 같다.”“혼자 텔레비전만 본다. 일요일에도 피곤하다고 잠만 잔다.”“집안일을 도와 달라 하면 귀찮아한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다. 도대체 나는 그의 무엇인가?” 등등 이들이 호소하는 남편의 이미지는 냉혹함, 무관심. 잔인함, 목석과 같은 무뚝뚝함, 이기적이고 독선적임, 때로는 무자비함으로 집약된다.

대부분의 아내는 남편이 결코 달라질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남편을 초청하여 바쁜 몸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진찰실에 온 남편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극악무도한 폭군인 줄만 알았던 남편은 착하디착한, 수줍음을 타는 온순한 양과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저 좀 더 말주변이 없고 고지식하며 우직한 점이 있을 뿐, 직장에 성실하고 동료에 극진하며 상사에 순종하는 전통적인 직업인 아니면 약간 소심한 데가 있어도 매우 이해성 있고 남에게 친절하며 호감을 주는 인상의 남성들인 것이다.

어디서 이런 시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인가? 남편에 대하여 증오가 섞인 분노를 터트리는 그 순간 그것은 그녀에게 한 점 의심의 여지없는 진실이다.

그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틀림없이 남편에게서 부정적 측면, 도저히 고처지지 않는 면을 보았고 이에 따른 격한 감정을 표현한 것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여성의 무의식 안에 있는 부정적 영혼의 투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칼융의 관점: 나(Ego)가 외적 인격이라면 영혼(Soul)은 내적인격이다. 나와 영혼 사이에는 그림자(숨겨진 고정관념, 고정감정 등)가 있는데 부정적 영혼이란 잘못된 고정관념에 둘러싸인 영혼이다. 의식의 나와 무의식의 영혼이 서로 합일되어 자아(Self)가 실현될 때 진정한 치유가 된다.)

아내가 말한 남편은 그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성격뿐 아니라 거기에 덧붙여 투사된 자신의 부정적 영혼상이는 점이다.

투사를 통하여 그 부정적인 면은 더욱 강화되기 마련이다. 아내들은 이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녀는 확고하게 ‘영혼의 의견(고정관념에 둘러싸인 영혼의 확고한 신념)’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들이 말하는 남편의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자. 독선과 냉혹, 덜 다듬어진 무뚝뚝함 등은 바로 자신(여성의 부정적 영혼의 특성)과 똑같은 것이다.

결론적으로 부부는 서로 다른 자신의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성 영혼의 에로스적 성격과

여성 영혼의 로고스적 성격>

남성들은 여성심리를 잘 모른다.(칼융에 의하면 남성의 영혼은 에로스적 성격이 강하고, 여성의 영혼은 로고스적 성격이 강하다 한다.)

더구나 사회나 직장에서 에너지를 다 써버리고 집에 돌아온 남성들은 가족을 위해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들은 모성적인 보살핌을 받고 쉴 수 있는 자리를 찾을 뿐이다. 그러나 아내들은 삶의 문제를 남편과 나누고 싶어 한다.

아내의 영혼이 대화를 하자, 그 문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자고 하면 남편의 영혼이 자극을 받아 짜증을 내게 된다. 갑자기 피곤해진다.

그는 반드시 대화를 회피하기 위해 둘러대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피곤한 것이다.(남성 영혼의 에로스적 성격)

아내에게는 남편의 감정을 건들이지 않고 일단 휴전 할 것을 권한다.

남편은 부인의 의견을 잘 받아 주라고 권한다. 남편들은 아내의 마음을 현미경을 들여다 보는 정성으로 살펴야 한다.

남편들이 낮에 활동했던 큰 세계에서 벗어나 무한히 작은 세계에 집중하는 기분, 걸리버가 소인국에 들어가서 소인들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여성의 영혼은 구체적이고 논리적 표현을 좋아한다.(여성 영혼의 로고스적 성격)

남성은 여성심리(무의식 안의 로고스적 성격)를 알아야 하고 여성은 남성심리(무의식 안의 에로스적 성격)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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