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김양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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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5.12.28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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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얼어붙은 아픔을 따뜻한 마음으로

녹여 살 맛 나는 나주를 만들자



“징합네요 징해”

폭설로 인해 무너져 내린 오리축사를 복구하면서 하늘을 원망하는 할머니의 절규이다.

이런 폭설이 70년만이라는데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눈이 많이 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폭설 때문에 사람들은 눈을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피해가 많은 축산시설과 가축,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인삼밭 등은 미쳐 일으켜 세우기도 전에 눈이 쌓여 복구의 손을 뻗칠 수도 없다.

이번 폭설로 농업관련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우리지역 나주의 축산분야만 해도 449농가에 226(22일 현재)억원에 이르고 총 피해액은 430여억원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실로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나 국회에서는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미루고 있다니 한심하다.

특히 한나라당은 정치적인 이유로 등원을 거부하면서 호남의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일부언론에서는 영남지역이 이런 재해를 당했다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가만있겠냐는 보도도 하고 있다.

굳이 지역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민생에는 관심이 없는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나주의 폭설현장을 찾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기에는 조건(피해규모)에 미흡하지만 이에 준하는 지원을 약속했다고 한다.

또한 이 총리는 이번 피해 농가들 가운데 농사형 하우스에 보온덮개를 씌워 오리와 닭 등을 기르는 소규모 무허가 축사와 규격 외 비닐하우스 농가에 대해서도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행 중 다행이다.

이번 폭설로 인한 영세농가의 피해가 훨씬 크다. 영세농가는 생계위협은 물론 복구에 많은 차질을 입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주시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가 돌아봐야 할 곳은 비단 이곳뿐만 아니다.

무릎까지 눈이 쌓여 옆집조차 가기 힘든 홀로된 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에게도 눈을 돌려야 한다.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이들은 필시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거동조차 불편해 음식을 마련할 수 도 없고 생필품 구하기가 힘들어 굶을 수도 있으며 추위에 떨 수 도 있다.

시민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읍·면·동사무소나 시청의 사회복지 담당자들은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사는 집에 찾아가 살펴보는 등 세심한 관심을 보여야 불행을 막을 수 있다.

이번 폭설로 인해 서민들은 이래저래 근심만 늘고 있다.

요 며칠사이에 설을 앞두고 수요가 많은 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에 큰 부담을 줄 곳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수용품은 최근에 가격이 폭등했다고는 보도가 있다. 폭설과 강추위가 겹치면서 채소 값도 폭등에 폭등을 더하고 있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애간장만 녹아 내리고 있다.

현재 생활물가의 상승률은 5개월만에 가장 높게 나타나 서민들의 가계에 주름살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도 거론된다.

정말로 설상가상이다.

이 어려운 경제에 물가 상승에다가 폭설은 서민들의 시름을 늘리고 있다.

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3%대로 설정했다지만 대명절인 설을 앞둔 연초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이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50cm가 넘는 폭설로 많은 피해를 본 우리 나주지만 많은 시민들이 합심하여 재해복구에 앞장서고 있다.

주무부서인 축산진흥사업소를 비롯한 읍·면·동 직원들은 비상근무에 나섰고 군·경·민 등이 자발적으로 나서 피해복구는 물론 피해를 최소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나주의 희망을 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징그럽게 많이 내린 눈이 지겹게 보이는 2005년 세밑이다.

한파에 모든 것이 얼어붙었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소년소녀가장에게는 희망을 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은 나누어 가지는 그런 우리의 고장 살 맛 나는 나주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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