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식의 건강칼럼

김일식의 건강칼럼

  • 입력 2006.01.11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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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처증 또는 의부증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



의처증 또는 의부증이란 배우자가 자기 이외의 다른 이성과 사랑의 관계가 있다고 하는 의심이 망상의 정도로 굳어져서 객관적인 증명이나 설득으로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로 질투망상이라고도 한다.

망상이란 이성적인 설득으로 고쳐지지 않는 잘못된 믿음이다.

의처 의부증은 나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알콜 중독이나 뇌의 손상 등으로 정신병이 된 경우, 정신분열병 등 여러 가지 정신병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는 다른 증상은 없이 질투망상만 가진 경우가 있는데 이를 편집성정신병 또는 망상장애라 한다.

매우 지적으로 우수하고 사회적으로도 활동이 활발한 남성이 아내의 정조를 의심하고 외출도 마음대로 못하게 하는 등 남모르는 고통을 겪게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정신분열증처럼 인격기능이 와해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 망상만 빼면 완전히 건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

망상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잘못된 생각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므로 자기 생각을 고칠 필요도 느끼지 않고 약을 먹거나 치료받아야 할 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병이다. 약물치료로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

때로는 우울증이 겹쳐 있기도 하므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해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의처 의부증의 경우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귀고 심지어 성관계를 가졌다, 혹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놀아났다고 하는 망상관념은 대개 객관적인 근거가 빈약한, 그 남편 또는 아내의 주관적인 상상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그 상상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러한 상상을 하는 그 사람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즉 그 사람의 무의식속에 그런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외도하는 아내, 그녀는 외도하는 남편이라는 자기의 생각을 자기의 아내 또는 남편에게 투사하고 있다.

환자는 외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상대방에게 투사되어 그건 자기가 아니고 아내나 남편이 그렇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질투는 원초적인 감정행위의 하나이다.

내가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는 것, 또는 안하고 있는 것을 남이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구나 배가 아파올 것이다.

질투는 유치하기는 하지만 본능적인 반응이다. 질투는 나쁘다, 그러니 버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적인 질투심을 솔직하게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질투심의 투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질투는 결코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권력, 즉 지배욕의 한 표현이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음과 관계가 있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인간은 그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다.

할 수만 있으면 신라신대 처용처럼 역신에게 빼앗긴 아내를 보고도 뜰에 나가 춤추며 노래했던 그 여유를 가지면 좋을 것이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각자의 개성, 일회적 실존의 자유를 인정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지 모른다.



<융의 자기실현>



융은 마음을 4개의 층으로 나눈다. 바깥의 2층은 의식에 해당되고 안쪽 2층은 무의식에 해당된다.

즉 페리조나(예의범절) 와 자아(나,ego)는 의식에 해당되고 그림자(고정관념, 감정)와 영혼은 무의식에 해당된다.

4가지를 포함한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분열되지 않고 조화(합일)를 이루었을 때 나(Ego)가 아니라 참나(Self)라는 전체정신이 된다. 참나(Self)를 실현시키는 것이 온전한 건강에 이르는 길이다.

이것을 자기실현(Self actualization 자아실현, 참나실현)이라 한다.

무의식 안에 있는 질투라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의식과 무의식이 분열되지 않고 합일을 이루게 된다.

마치 우리 몸의 혈관에 피가 골고루 잘 흐르면 건강하지만 한쪽이 막히면 중풍(정신분열증성 질투망상에 해당)이 오고, 피가 막힐듯 말듯 비실비실 통하면 손발저림이나 어지럼증(편집증성 질투망상에 해당)이 생기듯이, 질투라는 감정이 막히지 않고 흘러나가게 해야 한다.

무의식안의 감정이 표출되어야 참나(Self)에 이를 수 있는데 감정을 표출시키며 참나에 이르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다.

융의 방법은 분석심리학과 꿈의 분석과 적극적 명상법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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