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원장의 건강한 삶

이필수 원장의 건강한 삶

  • 입력 2006.04.24 14:41
  • 기자명 취재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간염은 극복될 수 있다



P씨는 30대 후반 자영업자이다.

나이에 비해서 훨씬 젊게 보이는데 아마 결혼을 안해서 일까?

매사에 자신감 있고 활발한 여성이어서 필자도 P씨를 보는게 즐거웠다.

그런데 1년 정도 병원에 오지 않다가 갑자기 이틀전에 풀죽은 모습으로 진료실에 들어 왔다.



사연인즉 1년 전에 우연히 종합 검진에서 B형 간염 환자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매스컴에서 B형 간염은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글도 자주 보고 해서 간염의 완쾌를 위해서 사업도 잠시 접었다.



또한 사귀던 남자에게는“간염이 다 완쾌된 후 만나자”며 혼자 살게 되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유명하다는 대학 병원이나 간염 전문 의사에게 계속 진료를 받아 보았는데 간염은 별 치료약이 없다며 약도 별로 권하지 않고 몇 달에 한번씩 검사나 받아 보라는 얘기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한때는 무슨 식이 요법이나 건강식품에 빠져 보기도 했지만 그런 것을 한동안 실시한 후에 검사해 보면 더 좋아지지도 않았고, 어떤 때는 오히려 더 나빠지기도 해서, 그것을 지속하는데 드는 비용과 인내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만 두었다는 것이다.



간염에는 A형, B형, C형이 있고 또는 D, E, F, G형이 있을 수도 있다.

이들 중 흔히 간염이라고 말하는 것은 B형을 표시하는 것이며 C형 이상을 NANB(Non-A Non-B)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A형 간염은 어린 시절에 감기처럼 앓다가 그냥 지나가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B형 간염 역시 자신도 모르게 걸려서 감기몸살이나 장염처럼 몇일 또는 몇 주 불편하다가 저절로 치료되기도 한다.



B형간염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소위 B형 간염 환자로 진단되어 그것을 앓게 되는 경우는 전체 간염 경험자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B형 간염 이환율은 선진국에 비해 10배정도 높고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마 필자 생각엔 우리의 음식 예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이삼십여년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간염이 회자되기 시작했던 시절에 A형 간염을“전염성 간염”이라 하였고 B형은“혈청성 간염”이라 표기했다.



즉 B형은 수혈에 의해서만 간염이 성립될 수 있다는 표시였다.

그러나 요새 그런 표현을 쓰는 의학책이나 의사는 드물다. B형 간염의 감염경로는 수없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B형 간염 우세는 아마도 술잔 돌리는 예법과 국과 반찬을 같이 먹는 습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가족 중 한사람만 걸리면 다른 식구까지 한꺼번에 간염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간염 확산의 또 다른 요인은 현대인의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른 면역력의 저하에 있다.

불규칙한 생활, 인스턴트 식품의 남용, 스트레스, 과로, 음주, 흡연, 약물남용, 공해 등으로 인하여 간염을 비롯한 다른 감염성 질환에 대한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 할 것은 간염에는 약이 없다고 말하고 전하고 듣고 믿는 경우가 많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이것은 간염환자들의 사기를 말살시키는 독약이 된다.



또한 적절한 간염치료를 아예 포기케하고 모든 약을 불신케 하여, 오히려 이상한 단방약들이 유행되어 간염의 악화와 확산을 조장하게 된다. 간염에는 약이 있다. 우선 예방주사라는 확실한 약이 있다. 또한 간염에 걸린 다음에도 정밀한 검진으로 적절한 치료제를 선정하여 꾸준히 사용하면 눈에 띄게 차도가 좋아진다.



간세포가 재생되고 면역 방어 능력이 향상되어 단기간에 완치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실제 필자 환자분들 중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신 후 완치되신 분들도 몇 분 있었다.



간염 환자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간염은 반드시 완치될 수 있다는 믿음과 전문적인 의사에게서의 적절한 치료라고 본다. 또한 부수적으로 규칙적인 운동, 절제 있는 생활, 적절한 식생활을 함께 한다면 간염은 반드시 극복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의학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하여 계속해서 놀랄만한 효과를 가진 치료약이 나오거나 개발 중에 있다.



따라서 간염 환자분들은 간염은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의 상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간염은 더 이상 간염 환자의 목을 옭죄는 무서운 병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필자의 생각엔 현재 나온 각종 간염 치료제들의 효과도 아주 뛰어 나지만 앞으로 훨씬 더 뛰어난 효과를 가진 약들이 개발되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병들의 치료 효과는 자기 자신의 의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