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로만 끝나는 답변의 의미

검토로만 끝나는 답변의 의미

  • 입력 2004.07.18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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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나주시의 올해 상반기 시정에 대한 총 결산의 의미를 갖는 시정 질문과 답변이 본 회장에서 열려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시정을 감시, 견제하고 발전방향을 이끌어 내려는 의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엿보였던 시정 질문과 달리 답변은 궁색하다는 표현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번 시정 답변이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행정이 불투명하다는 편견을 갖게 한 것은 아니었는지 집행부는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이틀 동안 가장 쟁점이 된 사안은 홍철식 의원과 이동렬 의원이 질문한 공산 덕음폐광산 오염방지대책의 포기와 화훼단지 조성의 배경에 대해 나주시의 입장이었다.



여기서 비쳐진 것은 나주시가 유기적이고 협조적인 행정시스템을 갖추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끊임없이 추진해 온 오염방지대책이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오염된 토지 위에 엄청난 시비를 쏟아 부어 화훼단지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됐다고 판단되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 집행부의 어정쩡한 표현과 변죽을 울리는 듯한 주먹구구식 답변은 결국 모 의원의“오래 살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묻지 못하겠다”는 말로 끝냈다. 화장실에 들어가 밑을 닦고 나오지 않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초등학생 수준에도 미치지는 못하는 답변을 지켜보면서 나주시의 대시민 행정서비스 개선이 말 잔치에 불과한 것은 아닌 지 이번 답변을 준비한 나주시에 낙제점을 주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10만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듯 시장을 비롯해 관계공무원들의 답변은 일단 자리를 모면하자는 식의 성의 없는 답변과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는 수박겉핥기식 답변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인식이 앞섰다.



특히 덕음폐광산 오염방지사업과 화훼단지 조성과의 사이에 의원들과 방청객들의 의혹의 눈초리가 짙은데도 불구하고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 못한 듯한 어정쩡한 답변은 오히려 의구심을 더욱 증폭, 확산시키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판단하지 않는지 시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 준 답변에서 행정행위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왜 자신있게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신정훈 시장 역시 덕음폐광산 인근 화훼단지 조성에 대해 자신있는 답변을 못하고 애둘러 농업기술센터 소장의 답변을 엄호하는 차원의 임기응변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지도자상을 심은 건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신 시장을 비롯해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위치의 관계공무원들이 정말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알면서도 감추려하는 것인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의회의 시정질문과 답변 방식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문제가 불거지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무사안일한 태도보다는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공직자세가 넘 아쉽다는 생각은 시종일관 이를 지켜본 기자뿐만 아니라 10만 시민들이 모두 느꼈을 것이라는 사실을 공직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검토에서 검토로 끝나는 시정답변은 나주시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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