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식의 건강칼럼

김일식의 건강칼럼

  • 입력 2005.11.30 14:41
  • 기자명 취재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

칼 융의 분석심리학 소개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리학적으로는 사랑을 느낄 때는 뇌 속에 도파민이란 호르몬이 나와 1년 정도 이성의 눈을 멀게 해, 눈에 콩깍지가 씌운다하는데 심리학적으로 마음속은 어떻게 변할까 알아보자.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여자가 남자에게, 여학생이 남자선생님에게 등등 매력적인 이성으로 경험한다.

첫눈에 반할 때는 대단한 매혹감, 절절한 사랑의 감정, 흠모하는 마음, 그리움과 안타까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조바심, 때로는 전기가 오른 듯, 얼어붙은 듯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에서 말 한마디 못하거나 ---.

이때 본인들은 자신들의 영혼을 보고(경험하고)있는 것이다.

상대방에게서 보고 느끼는 황홀함, 이상적인 여성상, 또는 남성상이 사실은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은 상대방이 자기가 생각했던 이상형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이다.

실망은 환멸로, 환멸은 공허감으로, 공허감은 그 책임을 누군가에게 넘기고 싶어지며 나중에는“너 때문에”라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싶어진다.

죽자살자 좋아했던 남녀가 막상 결혼하고 나서 상대방이 이상형이 아님을 알고 실망한 나머지 서로 미워하고 밤낮 헤어지자고 싸우는 경우가 많다.

자기 영혼의 원형의 투사는 이렇게 사정없이 사람들의 이성을 빼앗고 장님으로 만들며 그 뒤에는 이들을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사랑의 실패는 사랑의 성공보다 오히려 값진 보배를 남기는 법이다.

사랑에 실패해 본 사람은 자기가 상대방에서 본 것이 최소한 허상이었다고 생각할지라도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의 투사상임을 알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즉 현실의 그 남자, 그 여자를 보게 된다. 그 실패를 통해 사랑이란 내 욕심을 채우고 상대를 자기의 이상성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존중해 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이란?>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의 분석심리학은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가설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험심리학이며 의료심리학이고 응용심리학이다.

분석심리학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혼(Soul)을 다룬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심리학이 영혼이 없는 심리학이라고 한다면 분석심리학은 영혼이 있는 심리학이다.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영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강렬함과 자유로움, 그리고 누미노제(신성한 힘)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어떤 것이 존재하며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영혼의 존재는 의식의 중심인 나(Ego)가 마음대로 꾸며낸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나’를 능가하는 내 안의 어떤 것, 그 자체로서 나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완전한 타자이며 하나의 객체정신이다.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나누어진다.

의식의 중심엔‘나(Ego)’가 있고‘나’를 통하여 바깥 세상에 어울리고‘나’를 통하여 자기 마음 깊은 곳을 살핀다.

‘나’는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외적인격(페르조나)을 썼다 벗었다 하며 그때 그때의 사회집단에 적응해나간다.

외적인격은 꼭 필요한 삶의 수단이기는 하지만 삶의 최종목표는 아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세계인 내면세계 즉 무의식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우리의 내면세계도 외적인격과 매우 대조되는 태도와 자세, 성향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내적 인격이라 부른다. 영혼은 바로 이 내적 인격을 말한다.

무의식의 심층에는 의식(나)과 무의식(영혼)을 모두 포괄한 전체정신의 중심핵이 있다.

이것을 융은 자아(자신, Self)라 했다. 자아(Self)란 그 사람이 지닌 전체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그의 삶의 목표이다.

‘나’(Ego)가‘자아’(Self)로 향해 가는 것, 다시 말해 전체가 되는 것은 나(Ego)가 무의식을 적극적으로 의식화함으로써 가능하다. 이것을 융은 자아실현(개성화)이라고 불렀다.

자아실현(의식과 무의식의 합일)이 곧 각자 삶의 목표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