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섭의 농업지킴이

김요섭의 농업지킴이

  • 입력 2006.04.10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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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의 약속만 약속인가?

▶ 한-미 FTA 중단하라!



목포항에서, 군산항에서, 동해항에서, 부산항에서 수입쌀 하역을 저지하기 위한 농민들의 힘겨운 투쟁이 계속되고 있고, 지난주 평택에서는 창고 입고저지를 위한 눈물겨운 투쟁이 벌어졌다.



이제 이번 주면 5천년 이어져 민족의 자존심 된 우리 쌀을 밀어내고 식량 제국주의의 상징인 미국산 칼로스 쌀이 국민들의 식탁 위에 올라 올 판이다.



7천만 겨레의 생존과 식량입국의 최후 보루였던 쌀마저 무너지면 이 땅 농민의 꿈과 희망도 무너진다. 수입쌀 한 톨에 농민 목숨 하나가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11월 23일,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강제로 끌어내고 그들만의 국회를 열어 쌀개방협상 국회비준안을 통과시켜 놓고, 그래도 미안했던지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무엇이라 했던가?



“내년 2월까지 정부가 비준안 통과에 따른 후속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도록 하는 한편, 농민들의 의견 수렴과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근본대책 마련을 위해 범국민적 대책기구를 조속히 열겠다”고 기자회견까지 한 그들이다.



과연 올 2월에 보고가 있었으며, 허울뿐이라도 대책기구가 열렸는가? 그런 시늉조차 없었다.



허탈한 농민을 상대로 무자비한 폭력이 가해졌고, 아무 죄 없는 농민의 목숨만 앗아갔다.

오히려 쌀시장의 75%를 열라는 날강도 미국과의 FTA 협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책은 기별이 없는데, 개방은 초고속이다.

미국과의 약속은 이행에 지체함이 없지만, 농민과의 약속은 헌신짝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것이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이다. 이들은 권력을 놓고는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지만 친미와 개방에는 한 치의 의견 차이도 없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농업말살공조의 틈을 타고 전국 할인매장에선 살인적인 쌀 저가판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저가의 수입쌀을 볼모로 농민을 협박하는 것이다.

모 할인매장에서는 쌀 20kg 한 포대를 31,300원에 팔고 있다고 한다. 최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살인적 가격이다.



현장에서는 민간 도정업자들의 매입기피와 쌀 값 후려치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한마디로 우리 농촌은 수입쌀 지진에 저가판매 쓰나미로 초토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보호는커녕 기만의 대상일 뿐인 농민들만 죽어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개방돼도) 고품격 쌀로 겨루면 된다”던 개방론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공의 뜬구름만도 못한 것인지를 무너져 가는 쌀 시장의 현실이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 당장 수입쌀 도입을 중지해야 한다.



2만 2천톤 의무도입을 운운하기 전에 농민과 국민에게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

쌀 개방은 어쩔 수 없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추곡 수매제를 폐지하면서 했던 약속은 어디로 갔는가? 투전판 야바위꾼 같이 살살 달래서 속이면 그만인가?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하는 짓이 모두 기만인데 뭘 더 바랄까?



분명히 말하건데 농업 경쟁력 강화 따위를 들먹이지 말라! 그건 방향도 아니며, 방법도 틀렸다! 더구나 믿을 사람도 더 이상 없다!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면 한-미 FTA를 중단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



그것만이 돌아선 농심과 민심을 달랠 수 있는 길이요, 그나마 사죄가 된다.

8조원에 달하는 농업 피해를 숨기기만 할건가?



언제까지 속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농민의 인내심에도 한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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