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섭의 농업지킴이

김요섭의 농업지킴이

  • 입력 2006.05.08 14:41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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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대추리 농민들이 군화발에 의해 처참히 짓밟히던 날



지난 5월 4일은 평화의 깃발이 군화발에 의해 무참히 꺾이고 민족적 자존감이 처절히 짓밟힌 치욕스러운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작전명 여명의 황새울. 4일 아침 동틀 무렵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황새울 벌판에서 1만 5천여 군대, 경찰 병력은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며 조상 대대로 살아오며 평생 농사지어온 땅을 지키고 살아가려던 농민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그야말로 무법천지 아수라장이었다. 진압봉과 방패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는 강경유혈 진압으로 인해 120여명이 넘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무조건 까버려. 깔아뭉개”라는 고함이 계속 터져 나왔다. 이렇게 우리 농민들은 자기나라의 경찰에 의해 제압당하고 있었다.



한편 군대병력은 3대의 헬기로 운반한 철조망으로 높다란 철책을 세워,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인지 미국의 세계패권을 위한 것인지 성격이 불분명한 미군기지가 들어서도록 방어벽을 세웠다. 100년 전 부패한 조선 왕실이 동학농민군을 섬멸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당시 처참한 섬멸전은 반도에 주둔하던 일본군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대추리 사태는 주한미군 재편 과정에서 경기도 평택 팽성쪽에 새로운 통합 미군 기지를 세우기 위해 토지를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 285만평 가운데 200만여평은 소유자의 동의를 받아 매수했지만, 나머지 74만평은 강제로 수용했다.



농민 150여명은 강제수용을 거부하며 자기 농토를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여기까지 보자면 이번 사태는 강제수용 또는 보상을 둘러싼 정부와 농민들의 갈등으로 비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것에 기초하여 평택 미군기지는 동북아 유사사태에 개입할 미군의 전진기지로 한반도를 국제분쟁에 휩쓸려들게 하는 인계철선 구실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국민이 제 나라의 평화를 위협하는 용도에 쉽게 땅을 내어줄 것인가? 최근 주일미군 재배치 계획안이 확정됐다.



애초 미군은 도쿄 인근의 자마기지에 들어설 통합작전사령부의 성격을, 동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등 불안정 지대를 관할하는 광역사령부로 상정했다.



그러나 일본 국민이 반발하고 일본 정부가 재조정을 요구하자, 동북아의 유사사태에 대비하는 거점사령부로 한 등급 낮췄다.



논의과정의 투명성이 미국의 애초 구상을 수정 축소하는 쪽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어떠한가? 아직까지도 주한미군 재배치의 목적과 평택미군기지의 구실을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고 강제로 몰아붙이고만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군 당국은 그나마 보상과 관련한 대화에서도 협의에 응하지 않은 농민들에 대해서는 설득은커녕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돈은 법원에 공탁했으니 찾아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투였다. 돈이나 더 받자고 버틴다고 빈정대기 일쑤였고 행정 대집행 비용을 지우겠다고 을러대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그것도 명분 쌓기였을 뿐 제 땅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은 농민들에게 국민대접은 고사하고 사람대접조차 하지 않았다.



바로 5월 4일날 평택 대추리 농민들의 600여일의 외침과 각계각층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군부대까지 투입하여 제2의 518 광주를 만들고 말았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디에 있는가?

조상 대대로 살아오며 평생 농사지어 온 땅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키겠다는 국민에게 방패와 곤봉으로 내려찍는 것이 민주주의인가?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위해 우리 땅을 내어주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이며 민주주의 국가의 책무란 말인가? 미군을 위해 국민들을 강제로 내쫓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란 말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한미동맹이며 무엇을 근거로 한 국익이란 말인가?

올해 들어 수입쌀을 시중에 시판하면서 농업 농촌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미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농민과 국민들을 미국의 노예로 내몰려고 하더니 이제는 농민의 소중한 땅마저 군화발로 빼앗아 버리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닌가!



공권력으로 국민에게 폭력을 휘둘러 피를 부른 죄, 이 땅 한반도를 전쟁기지로 만들려는 놈들에게 비옥한 우리 땅을 가져다 바친 죄, 미국과의 FTA 체결로 나라를 통째로 넘기려고 하는 죄....... 도대체 얼마나 더,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더 이상의 미국 꼭두각시 노릇은 그만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니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막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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