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우리에게 무엇인가?(2)

쌀은 우리에게 무엇인가?(2)

  • 입력 2004.03.17 14:44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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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협상은 올 한해 우리 사회를 들썩거리게 할 최대 국가 현안이다. 우선 농민들에게 쌀은 농업소득의 절반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절대 중요 품목이며 국가 전체로도 식량 안보와 직결돼있는 주곡이기 때문이다.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당시 쌀에 대해 관세화를 유예하기로 했던 협상시한 10년째인 2004년. 쌀 시장 개방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그리고 협상의 결과가 농업과 농촌, 국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살펴보자. <편집자주>



◆연속기획◆



2. 쌀 개방이 미치는 영향

-농업, 농촌, 국민에 미치는 영향



쌀이 우리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전체 농민의 75%가 쌀을 경작하고 있고, 농업소득의 절반 가까이(46.9%)를 쌀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WTO 의장 초안 대로라면 2006년∼2010년 사이 농가소득은 15조원 규모에서 9조원 규모로 감소하게 되고, 농업 인구 중 15만∼50만명이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쌀 개방되면 농가소득 6조 감소



더군다나 정부는 내년부터 수매제도를 폐지하기로 해 쌀 시장 개방으로 인한 농업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림부는 지난해 WTO의 보조금 감축 정책을 이유로 쌀 수매제를 폐지하는 대신 쌀을 시가로 매입해 시가로 방출하는 이른바‘공공비축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매제 폐지는 농업몰락 지름길



농민들은 수매제를 폐지하면 쌀 농가는 살아남지 못 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수매제가 폐지되면 가격 지지선이 붕괴되어 수입쌀과 함께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게 될 것이고, 가을철 집중 출하시기 출하처를 상실한 쌀은 공급과잉을 불러 가격폭락으로 이어져 결국 쌀 농가는 붕괴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이는 쌀 농가 붕괴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어서 더 큰 문제를 낳고 있다. 수지가 맞지 않는 쌀 농가들이 일제히 타 작목으로 전환을 하게 되고, 곧바로 연쇄 파산을 불러 결국 우리 농업 전체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쌀 무너지면 연쇄파산으로 농업붕괴



농민들은“수매제 폐지는 쌀 시장의 개방을 미리 염두에 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농업소득의 절반이 넘는 쌀 농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수매가격이나 양을 늘리는 등 소득보전방안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WTO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경우 수매제도는 여전히 기능을 발휘할 것이어서 인위적인 수매제 폐지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쌀 개방이 농촌에 미치는 영향



국내총생산(GDP) 중 농업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 경제인구 중 농업종사자는 9.3%, 전체인구 중 농가인구는 7.5% 수준으로 우리 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고 수출위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농업은 거추장스러운 짐쯤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농업은 농촌지역의 기간산업이다. 농촌지역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업은 농촌지역 경제의 중심인 것이다.



쌀 개방이 농촌 해체 부른다



특히 일본이 지역간의 균형발전으로 농촌, 공업, 주거지가 섞여 있는 것과 달리 우리 나라는 농촌은 농업, 공단은 공업, 도시는 주거지로 확연히 나뉘어져 있어 농업의 몰락은 농촌지역 경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답시고 자칫 쌀 시장을 개방했다가 농촌의‘해체’라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쌀개방이 국민에 미치는 영향



우리 나라는 매년 9조원 규모의 쌀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쌀의 보이지 않는 가치는 9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여름철 논에 담긴 물은 소양강댐 저수량의 6배에 달하며 논이 함양하는 지하수의 량은 전국민이 1년간 사용하는 수돗물의 2.7배에 해당하는 등 대기정화, 홍수조절 등 비교역적 공익기능은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대략 93조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성훈 전 농림장관은 논의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해“국토의 정원사, 문화전통과 지역사회의 보존자, 환경생태계의 파수꾼, 국민의 건강과 생명 및 식량안보를 지키는 생명산업으로서 그 본질적 가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벼는 지구상에 생존하는 식물 중 단위면적 당 가장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하지만 공기와 같이 사라지거나 부족해야 그 가치가 드러난다. 그것은 쌀의 운명이기도 하다.



논의 보이지 않는 가치 93조원



농업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농수산물 무역적자가 해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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