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수입 생우…광우병 우려

미국산 수입 생우…광우병 우려

  • 입력 2004.01.10 14:48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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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농가, 모두 살(殺) 처분해야 주장

구정 전후 다른 곳으로 옮겨질지 주목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주와 영암 등지에 미국산 수입 생우가 입식돼 이 지역 한우농가와 농민회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9일과 22∼23일에 거쳐 나주 왕곡과 영암 신북 등에 미국에서 수입한 생우의 절반이 넘는 450여두가 입식되자 한우협회와 농민회원 등은 축사진입로를 트랙터 등 농기계로 막고 사료반입과 추가 입식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수입 소 축사 입구에 천막을 쳐놓고 보름여 동안 철야로 농성을 펼치고 있다.



이들 농가들이 수입 생우의 입식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광우병 때문이다.

광우병은 잠복기가 3∼8년에 이르고, 생후 24개월 이상 된 소에게서 발생하는 광우병의 특성에 비춰볼 때 14∼15개월 된 미국산 생우들이 도축되는 6개월 후에 검역을 해도 광우병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 주장하면서 수입 생우를 전부 살(殺) 처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농가들은“광우병은 소들을 도축해 일일이 뇌를 검사하지 않고는 사전에 알아낼 방법이 없다”며“원산지인 미국에서 들어온 소가 700여 두밖에 되지 않으니 정부가 모두 수매해서 살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700여 두 15억원 아끼려다 나중에 광우병이 생겨 수조원의 피해를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농가들은 또 수입 소가 한우로 둔갑해 유통시장을 교란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우농가들에 따르면 수입 생우나 수입 냉장·냉동육, 소뼈, 내장 등이 유통과정에서 한우로 둔갑해 소비자와 한우농가는 손해보는 반면 유통업자만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수입 생우는 6개월이 지나야 국내산 육우로 인정되기 때문에 반년동안 길러야 하는데 그 기간동안 들어가는 돈이 국내에서 태어난 육우를 기르는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가게 돼, 수지가 맞지 않아 유통과정에서 한우로 속여 팔아 부당이득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 3일 나주축협에서는 한우농가와 농민회, 수입업자, 나주시와 축협, 경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태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타결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수입업자 장모씨는 설 전에 100두, 나머지 53두는 오는 3월 15일까지 단계적으로 옮긴다는 조건으로 사료반입을 막고있는 농성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한우농가와 농민회측은 시일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수입 소 전량을 한꺼번에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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