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비준, 2월로 연기

한-칠레 FTA 비준, 2월로 연기

  • 입력 2004.01.12 14:48
  • 기자명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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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3천여 농민 시위…의원들 압박

국회 안, 농촌출신 의원 단상 점거로 저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될 예정이었던 FTA 비준동의안이 농민들의 반발과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저지로 다음달 9일로 연기됐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전국농민연대 소속 농민 3천여명이“FTA 비준 강행하려는 매국노는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겠다”며 국회의원들을 압박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나주농민회(회장 허 연)와 한농연 등 우리지역 농민 50여명도 이날 상경, 비준안 처리를 막기 위해 시위에 동참했다.



특히 이날 상경에는 한우협회 소속 농민들도 함께 참여해 정부의 무분별한 개방농정을 규탄하고 광우병 파동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미국산 수입생우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회를 방문 4당 대표들에게 비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지자, 참여정부 들어와서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농민들은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물대포와 최루탄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선 경찰에 맞서 치열한 투쟁을 벌였고, 결국 비준 처리를 무산시켰다.



한편 국회 안에서는 박관용 국회의장이 비준안에 대한 찬반토론을 진행하려 하자 민주당 배기운·이정일,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 등 각당 농촌출신 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채 의사진행을 방해하여 결국 표결처리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이번 비준동의안 처리 무산은 협정 자체의 폐기를 결정한 것이 아니고 다음달 9일 임시국회를 열어 재처리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어서 2월 9일 또다시 농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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